지난 27일 유로존 재무장관의 협의체인 유로그룹이 그리스의 구제금융 연장 요청을 거부했다. 그리스 정부는 30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15억 유로(1조8830억원)를 갚아야 한다. 다음달 20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에도 35억 유로(4조 3380억원)를 상환해야 한다.
불안감에 현금을 챙기려는 사람들이 지난 주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으로 몰렸다. 하루 만에 5억 유로( 6277억원)가 인출되면서 ATM 중 30% 이상은 현금이 바닥나기도 했다. 2011년 그리스 채무위기로 촉발된 유럽 재정위기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그리스 디폴트가 현실화되면 국내 증시에도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킨다. 국내 증권사들이 하반기 증시의 주요 변수로 그리스 디폴트 우려를 꼽았다. 유럽 소비심리 위축과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국내 수출전선이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심화된다. 코스피에 충격을 주면서 1850선까지도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음달 5일 국민투표를 통해 그리스의 운명이 좌우된다. 국민투표에서 협상안이 가결되면 채권단 지원으로 위기는 진정되겠지만 부결되면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커진다.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 경제 혼란 역시 가중될 것이다. 당장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채권단을 설득해야 한다. 이번 위기가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치기 위해선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동앗줄을 잡고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