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돈 떨어진 그리스 해법은 협상뿐

2015-06-2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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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그리스 은행들이 결국 영업을 멈췄다.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인 뱅크런을 예상하고 셔터를 내린 것이다. 아테네 증시 거래도 중단됐다. 그리스 정부가 국제 채권단과 구제금융 협상의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유로존 재무장관의 협의체인 유로그룹이 그리스의 구제금융 연장 요청을 거부했다. 그리스 정부는 30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15억 유로(1조8830억원)를 갚아야 한다. 다음달 20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에도 35억 유로(4조 3380억원)를 상환해야 한다.

불안감에 현금을 챙기려는 사람들이 지난 주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으로 몰렸다. 하루 만에 5억 유로( 6277억원)가 인출되면서 ATM 중 30% 이상은 현금이 바닥나기도 했다. 2011년 그리스 채무위기로 촉발된 유럽 재정위기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그리스 디폴트가 현실화되면 국내 증시에도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킨다. 국내 증권사들이 하반기 증시의 주요 변수로 그리스 디폴트 우려를 꼽았다. 유럽 소비심리 위축과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국내 수출전선이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심화된다. 코스피에 충격을 주면서 1850선까지도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건 유럽 재정위기의 재현이다. 그리스발 위기는 인근 재정취약국 및 동유럽 국가까지 전염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전염 여부를 가늠할 지표들을 예의주시하며 관망 자세로 돌아설 것이다.

다음달 5일 국민투표를 통해 그리스의 운명이 좌우된다. 국민투표에서 협상안이 가결되면 채권단 지원으로 위기는 진정되겠지만 부결되면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커진다.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 경제 혼란 역시 가중될 것이다. 당장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채권단을 설득해야 한다. 이번 위기가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치기 위해선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동앗줄을 잡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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