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유로강세, 경제개혁에 악재"... 환율전쟁 공포 재부상

2015-06-1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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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켈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최근 유로화 강세가 스페인과 아일랜드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가들의 경제 개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발언 직후 유로화가 약세로 돌아서는 등 글로벌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가진 경제계 인사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저금리로 인해 유로화 가치 상승이 억제됨으로써 스페인과 아일랜드 등이 경제구조 개혁을 추진하는데 도움이 됐지만, 최근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이들 국가가 개혁으로부터 수혜를 입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메르켈 총리의 발언 직후 유로화는 달러대비 0.9% 하락한 1.1150달러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또 엔화대비로도 하락하며 138.83엔을 기록했다. 신문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 이탈) 우려가 시장에서 다시 불거진 것도 유로 약세를 부추겼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인플레이션이 너무 낮고 디플레이션 사이클이 쉽사리 끝나지 않는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과 같은 중앙은행들이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모두가 공감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메르켈 총리의 발언은 그동안 ECB의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에 불만을 표시해온 독일 정부의 입장을 생각하면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독일과 ECB 모두 유로존 각국의 경제구조 개혁에 한 목소리를 내왔다는 점에서는 일견 이해 가능한 대목이기도 하다.

다만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의 회동에서 달러화 강세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백악관이 이를 부인했고, 아시아 주요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메르켈 총리의 발언까지 더해진 만큼 환율전쟁이 다시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이먼 데릭 BNY멜론 수석 외환전략가는 메르켈 총리의 발언에 대해 "정치인들이 환율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는 점을 재확인시키고 있다"며 "다른 국가들에서 나오는 유사한 발언들을 종합해보면 환율전쟁이 여전히 매우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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