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팬오션 품에 안다…효과는?

2015-06-1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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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국내 최대 축산업체 하림그룹이 해운운송업체 팬오션의 새 주인이 됐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가 12일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개최한 팬오션 관계인 집회에서 1.25대 1 주식 감자안을 포함한 팬오션 변경회생계획안(회생안)이 채권단 87%, 주주 61.6%의 동의를 얻어 가결됐다. 하림 인수를 전제로 마련된 회생안이 통과된 것이다.

애초 소액주주들의 감자안 반발로 통과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실제로는 주주 2분의 1 이상(가결 요건)이 동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우정사업본부 등이 참여한 채권단의 3분의 2 이상(가결요건)도 동의했다.

이날 관계인 집회에서 주주 이모씨는 "팬오션 1대 주주인 홍기택 산업은행장과 팬오션 법정관리인 김유식씨를 배임죄로 고발했다"며 "제1대 주주 산업은행과 우정사업본부 등이 회생안에 찬성 표결하면 소액주주 단체는 끝까지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회생안 통과에 반대했다.

김유식 팬오션 법정관리인은 "회생채권을 전부 변제하지 못하고 일부 면제할 경우 주주의 권리도 반드시 감축해야하고 감축의 정도는 회생채권자에 대한 권리감축보다 작아서는 안되므로 1.25대 1로 감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주주권리가 채권자보다 감축되지 않으면 법률이 형평에 맞지 않는다해서 부득이 감축하는 것"이라며 "원래 2대 1의 감자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관리인이 감자 비율을 낮추겠다고 사수해 부득이 1.25대 1이라는 절충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소액주주들의 이해를 구했다.

이날 표결을 통해 회생안이 가결됨에 따라 하림그룹은 오는 16일 팬오션 인수를 위한 인수단을 구성, 파견해 경영권 인수 준비 작업을 시작한다.

팬오션 주식은 오는 17일 매매거래가 정지된 뒤 신주 발행, 유상증자 및 감자, 신주 상장 및 거래 등의 절차를 차례로 밟게 된다.

하림의 팬오션 경영권 인수는 법정관리 졸업에 대한 법원 허가를 거쳐 7월 말 이전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하림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해상운송사업의 불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곡물유통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림은 현재 축산업에 필요한 옥수수, 대두박 등 사료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곡물을 실어나르는 벌크선 인프라를 갖춘 팬오션을 인수하면 운송 비용을 절감하고 유통망을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하림은 팬오션 인수로 현재 4조8000억원 규모인 자산 총액이 5조원을 넘어 내년 4월 공정거래위가 지정하는 대기업 집단에 편입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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