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가전업체 모뉴엘 측으로부터 뒷돈을 받은 세무공무원과 수출입은행 간부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현용선 부장판사)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역삼세무서 오모(53)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한국수출입은행 서모(55)씨에게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서씨는 2012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일했다. 그는 중소중견금융부에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여신의 승인, 실행 및 사후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서씨 역시 2013년 10월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박홍석 대표를 만나 아침식사를 하면서 50만원권 기프트카드 13장을 받고 두 달 뒤에 다시 이곳에서 50만원권 기프트카드 1장을 더 받았다. 모뉴엘이 수출입은행에서 대출의 편의를 바라는 청탁의 대가였다.
재판부는 오씨에게 "피고인은 세무공무원으로서 그 권한에 상응하는 높은 청렴성을 요구하는 국민의 기대를 정면으로 배반했고 수수액도 적지 않아 엄벌의 필요성이 크다"며 "다만,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실제 세무조사 과정에서 부정한 업무처리를 했다고 볼만한 자료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서씨에게도 "한국수출입은행의 간부 직원으로서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됨에도 뇌물을 수수해 수출입은행에 대한 사회일반의 신뢰를 훼손시켰다"며 "다만, 뇌물을 받고 부당한 업무집행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