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코베아는 매년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해 현재 1000개 이상의 캠핑·등산용품을 갖추고 있습니다. 기존 아웃도어 업체와 경쟁보다는 캠핑용품 중심으로 선진국에 버금가는 레저·아웃도어 문화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강혜근 코베아 회장은 최근 인천 도화동 코베아 본사에서 아주경제신문과 만나 "코베아가 단순히 수입 아웃도어 브랜드와 용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 개발·생산을 통해 쌓은 노하우 덕분에 국내 캠핑업체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꾸준한 개발과 탄탄한 유통망은 코베아를 꾸준히 성장하도록 초석을 만들어 줬다. 코베아는 지난 2001년 캠핑용품 매출 27억원으로 시작해 2010년 450억원, 2012년 858억원, 지난해 1080억원으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
◇ 석유스토브에서 가스스토브로
국내 아웃도어 스토브 시장은 코베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1987년 석유스토브 위주였던 시장에 가스스토브를 선보이며 시장의 판도를 단숨에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가스스토브가 나오기 전만 해도 산악인들은 무거운 석유스토브를 들고 산을 올랐다.
1990년대 이후 산에서 취사·야영이 금지되자 코베아는 오토캠핑으로 사업분야를 확장했다.
강혜근 회장은 "코베아의 성장은 단기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를 꾸준히 파악하고 오랜 기간에 걸쳐 준비해온 덕분"이라며 "일찍이 캠핑에 뛰어들어 모든 사람들의 입맛에 맞도록 다양한 제품을 갖췄기 때문에 토털 캠핑 브랜드가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창업주이자 남편인 고(故) 김동숙 회장을 떠올리며 "평소 산을 좋아해서 버너에 관심이 많았다"며 "김 전 회장이 석유스토브가 불편해 직접 해외업체의 가스스토브를 구입, 분해하며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회상했다.
이어 "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다"면서도 "해외에 있는 제품을 가지고 오면 사업은 쉽게 진행될 수 있지만, 오늘날의 코베아로 인정받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12일 중국 1호점 오픈…세계시장 진출 나선다
'글로벌 넘버원 코베아'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코베아는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 내수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글로벌 캠핑업체 콜맨과 스노우피크가 국내에 집중하고 있지만 코베아는 중국 시장에 올인하고 있다.
이미 일본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40여곳의 업체에 스토브·랜턴 등을 수출하며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노하우를 쌓아왔다. 현재 수출은 코베아 전체 매출액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강혜근 회장은 12일 오픈하는 중국 베이징 직영점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강 회장은 "한국과 일본, 중국은 같은 아시아라고 해도 전혀 다른 문화를 갖고 있다"며 "중국에 맞는 제품과 아웃도어 분위기를 파악해 중국 캠핑 문화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코베아는 브랜드 글로벌화를 위해 △수출 전략 △해외 전시회 참가 및 해외 유명 매체를 통한 직·간접 광고 △해외 유통망 구축이 진행됐다고 판단하고, 지금은 해외 현지 투자 및 유수 업체 인수를 위한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중국 상하이에 판매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현지화 전략을 준비하고 있으며 조만간 다른 나라에도 확대할 방침이다.
그는 "중국을 시작으로 캠핑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까지 해외 시장을 잡기 위해 발 벗고 나설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시작한 사업이 아니라 몇 년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온 것들이 이제서야 빛을 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 회장의 자신감은 꾸준한 시장 분석과 제품 개발에서 나온다. 단순한 제품 수출에 머무르지 않고, 1990년부터 해외전시회 참가와 유통망 구축 등 다각도로 준비해 왔다.
기존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2014 굿다자인 어워드' 최우수상과 '2015 이스포어워드' 위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세계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제품의 우수성만큼 디자인이 중요하다"며 "한국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 위해 여러 부분을 신경 썼더니 오히려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캠핑 본연의 즐거움 즐겨야
최근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캠핑용품 관련 업체들도 꾸준히 생기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캠핑이 비싸고 다가가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도 많다. 코베아는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강 회장은 "캠핑 붐을 타고 캠핑 본연의 즐거움과는 무관한 전자용품 등 캠핑 연동 상품들이 많이 출시되다 보니 '캠핑은 비싸다'는 인식이 일부 생겨난 것 같다"며 "코베아는 일부 고가 캠핑용품과 달리 가족 단위 캠핑족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가격대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1·2인용 텐트는 10만~20만원대, 대형텐트는 40만~50만원대다. 가스스토브도 10만~20만원 정도다.
코베아는 캠핑에 꼭 필요한 기본 장비를 캠핑 스타일에 맞게 추천해 주는 식이다. 무엇보다 캠핑용품이 주는 즐거움이 아니라 캠핑 자체에서 고객들이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매년 고객 사은 행사의 취지로 진행하는 '코카프'(코베아 캠핑 페스티벌)가 건전하고 올바른 캠핑 문화를 고객과 공유할 수 있는 대표 이벤트다.
"올바른 캠핑 방법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어요. 하지만 건강하고 건전한 캠핑, 성숙한 캠핑 문화 정착을 위한 캠퍼들의 배려와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웃 캠퍼를 배려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존하고 지키면서 캠핑을 즐긴다면 누구나 캠핑 본연의 의미와 즐거움을 찾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