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지난달 하루 평균 석유 생산량 목표 한도인 3000만배럴 이상을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OPEC의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12개 회원국의 5월 하루 산유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늘어난 3098만 배럴로 집계됐다. 지난달 하루 산유량은 2012년 9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로 OPEC의 생산 한도 목표치보다 약 100만배럴 많았다.
OPEC이 지난해 말 경쟁자인 미국 셰일오일 업체를 고사시키기 위해 ‘가격 지지’에서 ‘시장 점유율 고수’로 정책 방향을 바꿨고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지난해 6월 WTI(서부텍사스중질유) 기준 배럴당 115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올해 초 40달러대까지 급락했다. 최근 반등세를 보인 유가는 60달러선까지 회복했지만 이후 추가 상승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OPEC 석유장관들은 이달 초 열린 정례회의에서도 하루 석유 생산량 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데 합의했다.
국제유가가 바닥을 잃고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OPEC 회원국들은 석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는 여름철 에어컨 사용과 라마단 기간 전력 수요 증가 등으로 이달 산유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고했다. 이라크도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로 떨어진다고 해도 증산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와 이라크는 OPEC의 산유량 목표 상한을 올려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OPEC의 감산 불가에 맞서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 역시 투자업계의 풍부한 자금줄을 배경으로 생산량을 줄이지 않아 저유가 현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