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정부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관리에 또 구멍이 뚫렸다. 메르스 확진자 가운데 일부가 노인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 등 병원 여러 곳을 방문하고, 택시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89번(59)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노출된 후 지난 3일 메르스 증상이 나타났지만 전북 김제에 있는 병원 3곳을 옮겨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정부는 지난 1일 90번 환자를 자가 격리 대상에 포함했지만 이 환자의 거주지가 있는 충북도에는 7일에서야 통보했다.
이날 확진자로 발표된 94번(71) 환자는 지난달 27~28일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에서 감염된 환자로, 28일 이후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메르스는 만성질환이 있는 고령자에게 특히 위험한 질환이다. 실제 국내 사망자 7명은 모두 만성질환을 앓고 있고 대부분 노인이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이날 메르스 정례 브리핑에서 "94번 환자가 요양병원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보건소에서 계속 추적 관리해 요양병원에서 1인실 격리를 했고 격리 전 (메르스) 증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동탄성심병원에서 간병인으로 있다가 메르스에 걸린 93번(64·여) 환자는 자가 격리 조처를 무시하고 경조사를 이유로 외출하는 등 개별 행동을 했다.
앞서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돼 지난 7일 확진 판정을 받은 76번(75·여) 환자의 경우 이달 5∼6일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6일에는 서울 건국대병원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국내 메르스 환자는 9일 오전 현재 사망자 7명을 포함해 총 95명으로 늘었다. 격리 대상자는 모두 2508명으로, 이 중 583명은 메르스 잠복기(2~14일)가 지나 격리가 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