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번째 확진자 통한 감염자 잠복기 끝나
확진자 증가세 주춤…재확산 가능성 여전
서울아산병원·여의도성모병원 등도 뚫려
메르스 사태는 12일이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제2의 슈퍼감염자'인 14번째 확진자에게서 옮은 사람들의 잠복기 마지막 날이 이 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건당국의 부실한 관리로 메르스 환자가 확진 전에 여러 병원을 방문한 사례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사태가 재확산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9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전날 메르스 확진자가 8명 추가되고, 기존 환자 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메르스 환자는 95명, 사망자는 7명으로 각각 늘었다.
국내 첫 감염자가 총 36명의 2차 감염자를 양산했던 평택성모병원은 이틀 연속 확진자가 1명도 없었다.
'2차 유행'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35) 환자와 같이 치료를 받아 감염된 사람도 3명에 그쳤다. 2차 유행이 꺾인 것이다.
이 병원에서 14번 환자를 통해 메르스에 걸린 환자는 확진일 기준으로 이달 4일 1명, 5일 1명, 6일 15명, 7일 17명 등이다.
14번 환자는 지난달 27~29일 이 병원 응급실에 머물렀다. 메르스 바이러스 잠복기는 최대 14일이다. 따라서 잠복기 마지막 날인 오는 12일이 지나면 감염자 발생 가능성이 대폭 낮아진다.
그러나 여전한 보건당국의 부실한 밀접 접촉자 관리로 인해 '3차 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노출된 89번(59) 환자는 지난 3일 메르스 증상이 나타난 후 전북 김제에 있는 병원 3곳을 옮겨 다니다 8일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됐다.
90번(62)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후 3일부터 메르스 주요 증상인 고열 등에 시달렸다. 하지만 8일 확진 전까지 충북 옥천 병원 2곳, 대전 을지대병원 등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돼 지난 7일 확진 판정을 받은 76번(75·여) 환자는 이달 5∼6일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6일에는 서울 건국대병원을 방문했다. 지난 2일 사망 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25번(57·여) 환자도 보건당국의 관리를 받지 않은 환자였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4일 지나면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 수 있다"며 "이제 3차 유행의 정점을 잘 막아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메르스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병 위기경보를 4단계 중 마지막 단계인 '심각'에 준해 대응키로 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첫 메르스 환자가 확인된 이래 위기경보 2단계인 '주의'를 유지하고 있다.
최경환 총리대행은 이날 열린 제1차 범정부 메르스 일일 점검회의에서 "메르스 사태를 이번 주 내에 종식시킨다는 각오로 총력대응체계로 전환한다"며 "현 감염병 위기경보는 주의 단계지만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 심각 단계 수준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