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한국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주변국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홍콩과 대만 등 중화권 국가들은 메르스의 유입을 우려하며 방역훈련 등을 강화하는 등 철저한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
대만 교통부는 6일(현지시간) 메르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해상, 항공, 육로 운송 및 관광 관련 분야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도록 주문했다고 대만 중앙사(中央社·CNA)가 7일 보도했다.
대만 교육부는 주 타이베이한국대표부를 통해 대만에 있는 약 300명의 한국인 유학생들과 연락체계를 유지하고, 하계방학 동안 한국을 방문하는 유학생에게 N95 마스크를 지급하는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입법원(국회격)은 오는 8일 메르스 발생 상황 및 방역 업무와 관련한 위생복리부와 교통부의 공식 보고 일정도 계획하고 있다.
홍콩 당국 또한 메르스 유입에 대비해 지난 5일부터 한국발 여객기를 공항 내 일부 지역에만 착륙하도록 하고 한국발 여객기로 홍콩에 들어온 승객은 지정된 게이트로만 진입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앞서 홍콩 정부는 최근 14일간 서울 의료기관을 방문한 여행객들을 특별 관찰해왔으며, 지난 4일부터 특별 관찰 대상을 한국 내 모든 지역 의료기관을 방문한 이들로 확대했다.
한편, 메르스 공포가 주변국으로 확산되면서 한국 여행을 취소한 외국인 관광객 수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 관광공사가 발표한 '메르스 관련 해외 현지동향'에 따르면 지난 4일 하루간 방한을 취소한 외국인은 8800여명에 달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44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만 2900명, 일본 1000명, 동남아시아 300명, 홍콩 200명 등의 순이었다. 중화권 국가가 85.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