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가 없다…내수 회복 어쩌나

2015-06-0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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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엔저로 유커의 한국행 줄고 일본행 늘어날 우려 커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6월 첫 번째 주말 서울 명동이 평소와 달리 많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관광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정부가 올 하반기 경제회복 키워드 중 하나로 유커(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한 내수 살리기를 구상 중인 상황에서 연일 이어지는 유커의 방한 취소는 뼈 아픈 실정이다.

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재 우리나라 여행을 포기한 외국인은 2만600명으로 전날의 1만1800명에 비해 74.6% 늘어난 수치다.
이는 지난 3일의 전날대비 증가폭인 71%를 상회하는 것이어서 국내 관광시장에서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날짜별로 보면 1일 2500명, 2일 4500명, 3일 4800명, 4일 8800명으로 갈수록 한국관광 취소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4일 방한예약을 취소한 외국인을 지역별로 보면 중국이 44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만 2900명, 일본 1000명, 동남아 300명, 홍콩 200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중화권 국가가 85.2%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한달평균 중국인 관광객 50만명이 우리나라를 방문한다고 봤을 때, 메르스 여파로 인한 한국여행 취소율은 평균 20%가량 될 것"이라며 "이 경우 6월 한달동안 한국방문을 포기한 중국인 수는 어림잡아 10만명 이상으로 추정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정부가 극도로 부진한 내수를 살리기 위한 카드로 유커를 타겟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정부는 하반기에 면세점, 크루즈시설, 공항 등 관광인프라를 확충하는 내용의 관광산업 활성화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외국인 관광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최고수준의 대형 시내면세점을 설치하고 제주공항 확충작업도 이뤄질 전망이다.

또 크루즈 산업 활성화를 위해 국적면허 및 허가신청을 할 경우 정부 합동 TF를 구성해 국적 크루즈선이 취항할 때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유커 유치가 크게 기대되는 크루즈 산업 활성화는 올해 2월 제정된 '크루즈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크루즈법)'의 후속조치 중 하나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 국적 크루즈 선사, 연관 산업 육성, 제도 완비 등의 내용까지 포함됐다.

이외에도 외국인관광객이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때 반출물품확인 절차를 생략하는 비용을 5만원까지 확대하는 등 외국인관광객 부가가치세 사후환급절차도 개선할 예정이다.

그러나 타겟의 대상이 되는 유커의 상당수가 메르스로 인한 한국 여행 기피, 엔저로 인한 일본행 등이 복합적으로 일어나면서 국내 관광서비스 산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중국을 중심으로 중화권 여행객의 한국여행 취소사태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메르스 환자가 더욱 확산된다면 상당수의 외국인이 한국 대신 일본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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