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울산과기대(UNIST) 백종범 교수 연구팀이 연료전지에 필수적인 촉매 제조에 사용되는 값비싼 백금을 대체할 수 있는 ‘탄소기반 촉매’ 개발에 대한 총설 논문을 세계 정상급 과학 저널 ‘케미컬 리뷰(Chemical Reveiws)’ 온라인판에 4일 발표했다.
케미컬 리뷰는 논문인용지수가 45.661로 네이처의 42.351, 사이언스의 31.477, 셀 33.116보다도 높은 세계적인 영향력을 지닌 저널이며, 총설 논문이란 해당 분야에서 연구팀의 그간 성과, 연구동향 및 전망을 집대성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많은 연구자들에게 인용된다.
연료전지란 촉매를 이용해 연료(수소 등)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에너지 변환 효율이 높고(70% 내외) 부산물로 물만 발생되기 때문에 친환경에너지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도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6대 핵심기술’ 분야 중 하나로 연료전지 분야를 중점 육성하고 있으며, 지난 3일 착공한 진천 친환경에너지타운에도 연료전지 기술이 사용될 예정이다.
연료전지 상용화의 가장 큰 어려움은 현재 촉매 재료로 사용되고 있는 백금 촉매가 1kg 당 1억원 이상으로 비싸고, 사용할 수록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안정성 때문으로, 백금을 다른 재료로 대체하거나 사용을 최소화하려는 다양한 연구가 활발하다.
연구팀은 탄소로 이루어진 물질이 안정성 면에서 뛰어나다는 점을 이용해 그래핀에 비금속 원소(질소, 황, 요오드 등)를 첨가(도핑)하는 방법으로 촉매 특성을 향상시키는 연구에 주력하여 왔으며, 총론을 통해 그간의 성과와 향후 연구방향 등을 제시했다.
이 기술은 그래핀의 고유한 형태와 성질을 손상시키지 않고도 비금속 원소를 첨가할 수 있어 촉매로서 필요한 성능을 부여할 수 있다. 실제로 이 방법으로 개발한 촉매가 안정성은 백금에 비해 10배 이상 앞서고, 전력 생산에 있어서도 백금을 능가하거나 대등한 성능을 보여 백금 대체가 가능하다.
백종범 교수는 “기존 백금 촉매의 제조비용이 1kg당 1억원 이상인 반면, 탄소 촉매의 경우 그 1%도 안되는 1kg당 1백만 원 이하에 공급이 가능하면서도 뛰어난 안정성과 성능을 보인다”고 설명하며, “연료전지용 탄소 촉매에 관한 이슈를 정리하고 방향을 제시한 본 총론을 통해 많은 연구자들의 연구 활동에 도움이 되고 연료전지 상용화가 앞당겨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 및 리더연구자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울산과기대(UNIST) 백종범 교수(교신저자), Liming Dai 교수(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 미국), Yuhua Xua 박사(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 미국), Liangti Qu 교수(Beijing Institute of Technology, 중국)가 주도하고 최현정 박사과정(UNIST) 학생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