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 특파원 박요셉 기자 =일반적으로 학력과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이유에서 두 가지 이상의 일, 소위 '투잡'을 많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 미국인들이 한 가지 직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일부는 두 가지 이상의 일, 소위 ‘투잡’을 하고 있다. 이처럼 투잡. 또는 ‘쓰리잡’을 하는 이유는 돈을 더 벌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시간이 남아서, 또는 자신이 원하는 일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학력이 높은 사람들 중 투잡 이상을 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즉 경제적 이유로 투잡이 더 필요한 저학력자의 경우 한 가지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운 반면, 고학력자들은 자신이 원하면 두 가지 이상의 일자리를 찾기가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경제학자 에티엔 랄레가 조사한 내용을 보면 미국인 중 대졸 이상에서 투잡 이상을 하는 비율이 6%, 고졸은 4%, 고교 중퇴 이하의 경우 2.5%로 나타났다. 또한 1990년대에는 투잡 이상을 하는 미국인 비율이 6.5%였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5%로 감소했다.
랄레는 이같은 투잡 비율 변화가 금융위기 이후 대공황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경제상황에 따른 변화라기보다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의 변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투잡, 쓰리잡의 경우에서도 이른바 ‘빈익빈 부익부’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분야에서 경력이나 직급이 낮은 경우 다른 일을 구하기가 어려운 반면, 경력이나 직급이 높은 사람들이 또 다른 일자리를 상대적으로 쉽게 찾고 있다.
랄레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 경제, 사회적인 전문화 추세를 들었다. 사회가 전문화될수록 각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에게는 또 다른 일이 주어지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한 가지 직업 유지하기도 더욱 힘들어진다는 분석이다.
또한 그는 미국인들이 전반적으로 투잡을 덜하는 이유가 일자리 자체가 적은 이유도 있지만 요즘 사람들이 과거보다 일을 덜 할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의 노동 시장이 유연하지 못해 사람들이 직업과 관련해 보다 다양한 기회를 찾지 못하는 것도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