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실 불법점거 장기화…의정부시 업무 '차질'

2015-06-03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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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 없다"…일부서 공권력 투입 거론

의정부 장애인 차별 철폐 공동투쟁단이 3일 의정부시장실을 이틀째 점거 중인 가운데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내부 집기를 부숴 시장실이 아수라장이 됐다.[사진=임봉재 기자]


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 '의정부 장애인 차별 철폐 공동투쟁단(이하 공투단)'의 의정부시장실을 점거 농성이 점차 강도를 더해가면서 시 행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농성도 장기화돼 시장이 최소한의 외부일정만 다니는 등 파행이 빚어지자 일부에서는 공권력 투입까지 거론하고 있다.

3일 의정부시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4시 30분부터 공투단이 시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관련,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시를 항의 방문, 오후 3시부터 안병용 시장과 면담을 벌였다. 1시간 40분간의 면담에서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안 시장이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뜬 뒤 시장실 점거에 들어갔다.

공투단은 3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집기를 부수는 등 1시간여 동안 소란을 피우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또 오후 7시에는 기획예산과 사무실까지 점거에 들어가 현재까지 점거중이다.
이 과정에서 관련 규정에 따라 청사 방호에 나선 일부 직원들이 타박상 등 부상을 입기도 했다.

점거 농성이 이틀째 안 시장이 집무실에 들어가지 못해 당장 급한 주요사업 내부결제 등 업무를 처리하지 못해 시 행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틀째 내·외부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어 시의 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안 시장은 시장실 점거 농성이 시작되기 전 공투단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어서 공투단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했다. 이날도 집무실이 아닌 시청 상황실에서 또다시 대화를 시도했지만 공투단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점검 농성을 풀지 못했다.

농성이 장기화되면서 시청 직원들은 물론 민원인까지 '피곤함'을 호소하고 있다.
본관 1층과 2층에서 구호와 고성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민원인들은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일부가 시청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정문이 봉쇄돼 민원인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기도 했다.

시는 이틀동안 대책회의를 열고 수습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시청 내부에서는 "언제까지 시위대에 시장실까지 제공해야 하느냐", "집기를 부수는 건 불법아니냐"며 불법 행동에는 단호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안 시장은 사회적 약자인 이들과 관련된 문제를 공권력으로 푸는 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투단은 장애인 콜택시의 1시간 전 예약을 '바로콜' 방식으로 바꾸고, 콜택시 증차, 운행지역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저상버스 도입 확대, 장애인 활동·자립 보장 등도 주장하고 있다.
시는 공투단의 요구사항에 필요한 예산이 수십억원에 달하고, 시의회 의견 청취, 예산 수립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를 즉각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협상 초기 일부 구제안을 만들어 '적극적인 검토' 의견을 제시해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이들이 '서면을 통한 확답'을 고수하면서 합의를 보지 못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시의 열악한 재정난 속에 매년 예산편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공투단이 요구하는 막대한 예산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며 "공투단이 제시한 요구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는 등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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