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스토리] (8) “소원을 말해봐” O2O 개인집사 서비스 ― '클럽 메이웨이'

2015-06-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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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중산층 겨냥…1대1 맞춤형 종합서비스 제공

클럽 메이웨이 장이원 CEO[그래픽=아주경제 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아내가 화났어요. 어쩜 좋죠. 좀 도와주세요!”

화가 난 아내의 마음을 풀게 해달라는 고객의 메시지가 웹사이트에 올라온다. 직원들은 즉각 고객의 성향, 특색, 예산 요구에 맞춰 꽃 배달은 물론 고급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와인도 주문한다. 여기에 ‘미안해’라는 메시지를 새긴 케이크까지 테이블에 올린다. 아내는 화가 눈 녹듯 풀리고 고객은 ‘개인 집사’와 같은 서비스에 만족스러워 한다.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 ‘개인집사’ 서비스기업 '클럽 메이웨이'의 실제 이야기다. 중국어로 '메이웨이성훠(美位生活)', 아름다운 생활이라는 뜻이다.  1대1 개인 맞춤형 종합 서비스를 제공해 아름다운 생활을 만들어나간다는 의미가 담겼다.  클럽 메이웨이를 만든 주인공은 1986년생 장이원(蔣逸雯)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 전략을 복수 전공하고 월가 BoA메릴린치 은행에서 근무한 장이원은 당시 런런왕, 페이스북,링크인 등 굵직한 기업 상장 주간 작업에 참여하면서 창업에 매력을 느꼈다. 결국 2년 만에 좋은 직장을 버리고 귀국해 2012년 창업했다.

처음엔 상하이에서 고급레스토랑 예약서비스부터 시작했다. 미국 레스토랑 예약사이트 ‘오픈테이블’을 참고했다. 상하이 현지 300여개 주요 고급 호텔·레스토랑과 계약을 맺었다. 당시 중국에 이미 성행 중이던 판퉁왕(飯統網), 샤오미수(小秘書), 다중뎬핑(大衆點評)과 차별화해 고급 레스토랑에 초점을 맞췄다.

창업 두 달 만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한 클럽 메이웨이가 베이징까지 사업을 늘리려던 찰나에 시련이 닥쳤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반부패·호화사치 척결 방침에 고급 레스토랑을 찾는 손님이 줄어든 것. 고급 레스토랑 예약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던 클럽 메이웨이 영업액은 반토막이 났다. 중저가 레스토랑으로 눈을 돌리려고 해도 이미 다중뎬핑이라는 강자가 시장을 꽉 잡고 있었다.

이때 장이원이 생각해낸 것이 바로 중국 중산층에게 개인별 맞춤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집사’ 서비스였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순간이었다. 

당시 중국 경제성장과 함께 가계에 여유가 생긴 중산층은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중국 흥업은행에 따르면 2013년말 기준 중국 개인자산 600만 위안(10억 원) 이상 중산층은 매년 10만명씩 늘어 290만명에 달했다. 1억 위안 이상의 부유층도 6만7000명에 달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앤컴퍼니는 오는 2022년 중국 중산층이 전체 도시 인구의 76%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3년 5월 클럽 메이웨이는 인터넷을 통한 개인집사 서비스를 본격 출시했다. 인터넷에 요구사항만 올리면 꽃·케익·와인 배달, 차량제공, 악단 연주, 개인 보디가드 제공, 전용기·전용차량 제공, (술자리) 흑기사, 공항 픽업 등과 같은 표준화된 서비스에서부터 미슐린 레스토랑 예약, 애인을 위한 선물 서비스, 해외 명품 구매대행, 지중해 요트파티까지 고객의 모든 소비 욕망을 채워줬다. 마치 ‘알라딘의 램프요정’이 고객이 소원을 들어주는 것처럼 말이다.

클럽 메이웨이는 중국 6억명 가입자를 보유한 위챗과 연계해 본격적으로 홍보를 했다. 특히 중산층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한번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은 단골이 됐다. 2014년 말 기준 클럽 메이웨이 등록 회원 수는 10만명이 넘는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3000만 위안을 달성했다.

장이원의 시장은 보는 안목은 정확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고객 맞춤형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서비스가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는 것. 우버가 내놓은 개인 맞춤형 전자상거래 서비스인 ‘오퍼레이터’, 미국 스타트업 기업 베터가 만든 맞춤형 심부름 배달서비스 ‘매직’이 대표적이다. 이보다 앞서 장이원은 ‘클럽 메이웨이’를 만든 것이다.

초기에 클럽 메이웨이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던 투자자들도 마음을 돌렸다. 투자자들은 ‘서비스 개념이 생소한 중국에서 고객들이 제품이 없는 서비스에 과연 돈을 지불할까’라고 생각하며 개인 집사 서비스는 그저 가사 도우미 업체로 생각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 클럽 메이웨이는 100만 위안 규모의 엔젤 투자도 유치했다.

하지만 클럽 메이웨이가 극복해야 할 문제도 있다. 1대1 맞춤형 서비스는 표준화하기가 힘들다. 사업 확장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든다. 이에 대해 장이원은 “지금은 창업 초기로 돈을 써야 할 단계”라며 “끊임없는 투자유치를 통해 사업을 확장해나가겟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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