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첫 장면부터 강렬하다. 바로 옆이 낭떠러지인 도로를 금발머리 미녀가 스피드하게 차를 몰고 질주한다. 마주오는 차를 아슬아슬하게 거듭 피한 가운데 갑자기 차 유리창에 낙석이 떨어진다. 그리고 순식간에 지반은 갈라지고 토사가 무너져내린다. 차와 함께 추락한 여자는 다행히 절벽에 바퀴가 걸려 목숨을 건진 상태. 곧이어 헬기가 등장하고 여자는 레이(드웨인 존슨)와 그의 부하직원들의 합심 하에 목숨을 건진다.
'샌 안드레아스(San Andreas·감독 브래드 페이튼)'는 대규모 지진이라는 큰 그림 내에서 예측불가하고 통제불능한 자연의 힘과 그 앞에서 발휘되는 본능에 집중한 영화다. 스펙타클한 액션이 시각적으로 관객을 사로잡으면서 배우들의 감정선도 풍부하게 그려냈다.
영화에서 드웨인 존슨은 LA 소방구조대 헬기 조종사 레이 역을 맡았다. 지진 참사로 악화되는 재난 속에서 관계가 소원해진 아내 엠마(칼라 구기노)와 딸 블레이크(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영화는 재난영화의 뻔한 전개를 그대로 따르는 감이 없지 않다. 별거 중인 아내와 그리고 사랑하는 딸. 주인공이 처해있는 상황과 지진 발생후 날아다니는 컨테이너 건물, 쓰나미로 인한 대홍수는 한국영화 '해운대'를 연상시킨다. 위급한 재난상황에서 주인공이 악전고투하며 사랑하는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힘쓰고, 그 안에서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기도 하며 또 자신을 희생하는 스토리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그려내고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는 훨씬 속도감있고, 시각적 효과도 뛰어나다. 휘어진 도로, 부러진 다리, 불타는 도시와 붕괴하는 건물, 대규모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건물들을 표현하기 위해 감독은 1300개가 넘는 장면에 시각효과를 활용했다. 지진이 어느 정도 그쳤구나 싶어 한숨 돌릴 때에는 15층 높이의 쓰나미가 도시를 뒤덮는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숨막히는 긴장감과 몰입으로 114분간 관객에게 지진에 대한 공포를 안겨준다.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샌 안드레아스' 기자회견에서 엠마 역의 칼라 구기노는 영화 속 명장면으로 꼽히는 일명 '팬케이크' 장면에 대해 설명했다. 해당 장면은 레스토랑에서 지진을 직감한 엠마가 건물 옥상을 향해 올라가는 장면이다. 계단을 올라가는 과정에서 서너 층이 무너지는 모습때문에 '팬케이크' 장면이고 부른 것. 옥상에서 남편 레이를 만나 극적으로 구조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칼라는 "팬 케이크 장면이 촬영하기에 가장 어려운 장면이었다. 그 장면을 찍기 위해 나의 양쪽 팔목과 발목에는 와이어를 연결했다. 그리고 네 명의 스태프가 감독 지시에 와이어를 당기면서 액션을 만들었다. 또 움직이는 바닥에서 촬영했는데 바닥 역시 와이어로 네 모퉁이를 엮어 놓았다"고 촬영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스태프들이 와이어를 움직이고, 나는 브래드 페이튼 감독의 지시에 따라 구르고 넘어지면서 연기했다. 조금이라도 호흡이 맞지 않으면 나나 스태프가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신뢰가 굉장히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감독과 스태프, 그리고 배우의 신뢰를 바탕으로 완성된 초대형 블록버스터 '샌 안드레아스'. 빠른 전개와 눈 앞에 펼쳐지는 상상 이상의 영상에 관객은 극찬할 것이다. 오는 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