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인도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중국을 앞섰다. 하지만 시장은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최근 인도가 국내총생산(GDP) 산출방식을 조정한데다 기대 이하의 주요 거시경제 지표 등이 그 근거로 언급됐다.
중국 관찰자망(觀察者網)은 인도 뉴델리중앙통계국이 지난달 29일 올해 1분기 인도의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이 7.5%로 7.0%에 그친 중국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밝혔다고 31일 전했다. 이는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경제전문가 평균 전망치인 7.3%를 웃도는 수준이다.
인도의 2014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전체 성장률은 7.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인도 정부가 내놓은 예상치 7.4% 보다는 낮지만 2013 회계연도 성장률인 6.9%는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중국 성장률인 7.4%와도 0.1%포인트의 근소한 차이에 그치면서 인도 성장률에 가속도가 붙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인도 성장률이 중국을 넘어서 가장 활력 넘치는 경제체로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렸다. IMF는 인도의 올해 성장률은 7.5%, 중국 성장률은 지난해 7.4%에서 크게 둔화된 6.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인도 당국이 공개한 성장률 '진위' 여부에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실제 인도의 성장률은 당국이 공개한 수준을 크게 밑돌 것이라는 것.
우선 인도 성장률이 빠르게 높아진 배경에는 성장률 산출의 근거가 되는 통계 기준을 변경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올 1월 인도 통계국은 GDP 산출방식을 생산비용 기준에서 세금을 포함한 시장가격 기준으로 변경하고 기준연도도 2004 회계연도에서 2011 회계연도로 변경했다.
실제로 새로운 성장률 산출 기준에 따라 인도의 2013년 회계연도 성장률은 4.5%에서 5.1%로, 2014년 회게연도 성장률은 4.7%에서 6.9%로 높아졌다. 구체적인 산출방식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함께 인도 성장률을 주요 경기지표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신빙성 논란을 뒷받침했다. 지난 3월 인도의 산업생산지수(IIP)는 2.8%로 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동기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1.2로 올 들어 가장 낮았다. 제조업 성장률이 8.4%로 '활황'을 보였다는 통계와 사뭇 다른 결과다.
영국 경제연구소인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인도 통계국이 발표한 성장률이 믿을만한 것인지 의심스럽다"면서 "당국이 실제 경제력에 비해 GDP를 부풀린 것 같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