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닌 러시아 철도공사 사장, “한국기업, 나진·하산 프로젝트 투자해야”

2015-05-2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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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 철도공사 사장[사진=러시아 철도공사]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 철도공사 사장은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거대한 프로젝트와 관련한 한국기업들의 미온적인 투자 태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서울 사장단회의 참석차 방한한 야쿠닌 사장은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러시아 철도공사가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한국 기업과 공동투자하기로 했지만, 한국기업들이 직접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남·북·러 복합 물류 협력 사업으로 러시아산 유연탄을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 철도로 운송한 뒤 나진항에서 화물선에 옮겨 실어 국내 항구로 가져오는 것이다.

북한은 한국이 러시아를 통해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허용했다. 북한은 한국 기업의 직접적인 참여는 반대하나 러시아를 통해 합작회사를 세워 자본을 투입하는 방식은 반대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는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프로젝트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한국 기업 컨소시엄은 2008년 러시아와 북한이 7대 3 비율로 출자해 세운 합작기업인 ‘라손콘트란스’의 러시아 측 지분 중 49%를 사들이겠다고 했지만 실제 투자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야쿠닌 사장은 “러시아 철도공사가 나진∼하산에 철도망을 깔고, 나진항 터미널을 짓는데 3억5000만 달러를 들였다”며 “러시아만 돈을 지출하고,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전혀 자금투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이 돈을 벌려는 열망은 강한데 투자하지 않고 있다”며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서라도 한국이 투자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타 국가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와 관련해 중국도 관심을 보이고 일본 사업가들과 협상도 했다”며 “현재 유라시아 대륙은 하나로 통합돼 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반도종단철도가 구축되는 데 북한도 긍정적인 입장이라는 점을 전달했다. 야쿠닌 사장은 “한반도종단철도의 지선으로 나진항에서 시작해 동해를 따라 남한으로 오는 노선을 북한과 합의한 바 있다”며 “횡단철도가 연결되면 한국과 북한 물론 전 세계적인 이익을 가져올 것이다”고 말했다.

경원선 부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야쿠닌 사장은 “경원선이 한반도종단철도의 일부가 된다는 것에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북한 측과 협상하고 회담할 때 경원선 복구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겠고 긍정적인 답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OSJD 정회원 가입에 대해서도 지지의사를 밝혔다. 야쿠닌 사장은 “한국의 가입은 시간문제”라며 “러시아 철도공사 사장으로서도 한국의 가입에 긍정적인 입장이다”고 말했다. OSJD는 러시아와 중국, 북한, 몽골 등 유라시아 국가의 철도 모임이다. 코레일은 OSJD 제휴회원으로만 가입돼 있는 상태인 가운데 우리 정부는 유라시아 경제협력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으로 OSJD 정회원 가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북한의 반대로 가로막혀 있다.

야쿠닌 사장은 2005년부터 러시아 철도공사의 공식 수장을 맡고 있다. 러시아 철도공사는 세계 최대의 철도회사 중 하나로 전 세계 운행 중인 철도 노선의 총 연장은 8만5300㎞다. 지난해 하루 평균 열차 500대를 운행했으며 탑승객은 20만명 이상 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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