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 美연준 부의장 "세계 경제 상황 따라 금리인상"…지도부 엇갈린 발언

2015-05-2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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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 부의장이 26일(현지시간) '긴축 발작'을 언급하며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 정상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 미 연준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 부의장이 “통화 정책의 방향을 긴축으로 바꿀 때는 그에 따른 파급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며 “실제로 2013년 봄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연준의 자산매입 속도가 줄어들 수 있다’고 처음 말했을 때 시장은 강하게 반응했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 방침을 밝힌 지 나흘 만이다.

26일(현지시간) 연준에 따르면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에서 “미국 경제 여건은 세계 경제 여건에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는다”면서 “만약 외국의 경제 성장이 예상에 미치지 않으면 미국 경제가 그 영향을 받아 연준이 ‘시장 순응 정책’의 철회 속도를 늦춰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 순응 정책’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행한 양적완화 정책을 비롯해 기준금리를 0~0.25%로 유지하는 일을 의미한다.
피셔 부의장은 전날에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 있는 헤르츨리야 학제간 연구센터(IDC)에서 한 강연을 통해 “금리 인상은 시점이 아니라 경제지표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일단 금리를 올리면 문제가 생겨도 제로 금리로 복귀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셔 부의장이 금리 인상 불안감을 진정시키기 위한 내용의 발언을 잇달아 내놓는 것은 기준금리 인상이 전 세계 금융시장에 일으킬 충격, 즉 ‘긴축 발작(taper tantrum)'을 최소화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금융전문가들은 풀이했다. ’긴축 발작‘은 통화 정책을 완화에서 긴축으로 전환할 때 통화가치와 증시·채권이 급락하는 현상을 뜻한다. 2013년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했을 때 신흥국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시장은 금리 인상 시점을 관측하는 데 여전히 주력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이날 보도했다. 바클레이스 도쿄 지점 가도타 신이치로 외환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투자자들은 현 2분기 지표를 지켜보면서, 여전히 금리 인상 시점을 가늠하고 있다”면서 “만기 2년과 5년짜리 단기 채권에는 아직 금리 인상 요소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캔터 피처럴드의 더블린 지점 오웬 칼런 채권 전략가도 블룸버그에 “지난 몇 달의 지표가 매우 엇갈린다”면서 “시장이 대체로 ‘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매도 포지션’은 가격이 올랐을 때 손실을 보고 가격이 내릴 때 이익을 보는 상태를 뜻하는데 블룸버그는 “자산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취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금리 추이를 반영하는 미 국채 2년 물과 10년 물 수익률 차이(스프레드)인 수익률 곡선이 26일로 시장 개장일 기준 나흘째 이렇다 할 변화가 없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 재무부가 26일을 시작으로 28일까지 국채 2년, 5년 및 7년 물을 잇달아 발행한다”며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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