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 달러화 강세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미국이 금리를 올해 안에 올릴 예정이고 유럽의 금융 불안 우려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휴일(메모리얼 데이)이어서 주요 금융시장이 휴장한 25일(현지시간) 달러 거래는 제한적이었지만 강세는 계속됐다. 외국의 주요 다른 화폐 대비 달러 강세의 정도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약 0.3% 상승한 96.48까지 올랐다. 이는 최근 1개월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가 강세를 이어간 것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영향을 받았다. 옐런 의장은 지난 22일 한 연설에서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을 시작해 통화정책의 정상화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금융시장 전문가 사이에 “올해 금리 인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 확산에 제동을 걸며 2006년 이후 첫 금리 인상을 올해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미국의 4월 근원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보다 높은 0.3%로 발표된 것도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 유럽의 금융불안 우려도 달러에 대한 수요를 키우고 있다.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일요일인 24일 그리스 내무장관인 니코스 바우치스는 6월에 국제통화기금(IMF)에 내야 할 분납금을 못 낸다고 밝혔다.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좌파정당인 포데모스가 주요 도시에서 약진한 것도 투자자들의 시선이 달러로 모이게 하고 있다. 스페인은 그리스의 뒤를 이어 유럽 금융시장의 또 다른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의 지속 여부는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각종 거시경제 지표에 달렸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4월 내구재 주문, 4월 신규주택 판매 건수, 주간 실업수당청구 건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 등 금리 인상과 관련해 연준이 예의주시하는 지표가 잇따라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