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의 이야기다. 그 때 당시에 나름 첨단기기와 유행에 민감한 소위 얼리 어댑터라는 친구들이 들고 다니는 아이템이 PDA라는 물건이었다. 들고 다니면서 책을 읽거나 간단한 메모를 할 수 있는 수준의 일종의 전자수첩 같은 것이었다. 지금의 기술 수준에서 보면 ‘저런 걸 누가 들고 다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심한 수준이지만 그 때만 해도 PDA는 얼리 어댑터의 상징이었다.
이처럼 최첨단을 달리는 친구들이 흔히 겪는 문제가 바로 소지품이 너무 많아진다는 것이었다. PDA를 들고 다닐 정도면 다른 전자기기들도 많이 들고 다닌다. 휴대전화는 기본에다가 MP3 플레이어, 게다가 노트북까지 들고 다닌다.
스마트폰에 열광한 것은 얼리 어댑터 뿐만이 아니었다. 일반 대중들 또한 빠른 속도로 휴대전화를 스마트폰으로 대체해 갔다. 그 바람에 기존 휴대전화 시장의 강자들이 크게 타격을 입기도 했다.
대체 스마트폰이 무엇이기에 이렇게까지 사람들이 열광했을까? 간단히 말하자면 스마트폰은‘인터넷에 물려 있고 전화 기능이 되는 초소형 컴퓨터’이다. 사람들은 이제 PC보다 스마트폰을 훨씬 많이 쓴다.
극단적인 사례로 중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90%가 넘는 반면 PC 보급률은 훨씬 낮다. 대표적인 메신저 서비스 위챗이나 검색 서비스 바이두, 그리고 결제수단인 알리페이 등은 이미 중국인의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일들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어떤 모바일 시장 조사 기관에서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앱들 가운데 1등부터 300등까지를 분석했다고 한다. 결과는 어땠을까? 그중에 285개 정도가 모바일 게임이었다고 한다. 조사를 진행했던 분은 ‘정말로 스마트폰 가지고 할게 게임밖에 없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정말로 그럴까? 나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일상생활 모든 것이 스마트폰을 통해 개선될 수 있다고 믿는다. 가령, 쿠팡과 같은 쇼핑앱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것을 구매할 수 있다. 또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같은 배달앱만 해도 우리를 얼마나 편리하게 만들었는가?
얼마전에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다가 불법 논란으로 철수한 우버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우버는 한국에 정착하지 못 했지만 이를 한국 실정에 맞게 변형한 카카오택시와 같은 서비스는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들의 공통점은 오프라인에 이미 존재하는 서비스를 스마트폰의 힘을 빌려 개선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 오프라인과 결합될 때에 그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불편한 점이 얼마나 많은가? 이러한 불편함을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하나하나 개선해나가는, 혁신적인 기업가들이 만들어 내는 멋진 세계를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