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우리나라가 세계 주요 국가별 여행·관광 분야의 ‘가격 경쟁력’ 순위에서 141개국 가운데 109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이달 초 발간한 ‘2015 여행·관광 경쟁력’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이 종합경쟁력에서 10점 만점에 4.37로 29위를 차지했다. 25위였던 2013년보다 4계단 뒷걸음쳤다.
우리나라는 ‘가격 경쟁력’ 부문에서 4.06점(109위)을 기록했다. 96위였던 2013년도보다 13계단 떨어진 순위다. ‘사업환경’에서는 아프리카 자메이카보다 한 단계 낮은 69위(4.44점)를 나타냈다. 반면 ‘정보통신기술(5.97점)’, ‘보건·위생(6.36점)’에서 각각 11위와 16위로 상위권에 자리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가격 경쟁력’이 낮게 나온 이유에 대해 “물가 인상과 원화 가치의 단기적 변동 때문에 개도국이나 산유국과 비교해 불리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WEF가 선진국일수록 낮게 나오는 구매력 평가지수(PPP·환율과 물가 수준을 고려해 구매력을 평가한 환율), 유가 가격지수, 호텔가격지수(78위) 등을 주요 지표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원유생산국인 이란은 ‘가격경쟁력’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선진국 스위스는 꼴찌(141위)였다. 한국은 가격경쟁력에서 인도네시아(3위), 인도(8위)는 물론 중국(34위)과 대만(38위)에 비교해서도 크게 밀렸다.
종합 여행·관광 경쟁력 1위는 스페인(5.31)이었다. 2013년 6위에서 5계단 상승했다. 이어 프랑스(5.24), 독일(5.22), 미국(5.12)이 그 뒤를 이었다. 유럽에서는 영국(5.12), 스위스(4.99), 이탈리아(4.98) 등 6개국이 상위권 10곳에 이름을 올렸다. 국가채무 디폴트와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위기로 관광객이 급격하게 줄어든 그리스(4.36·31위) 30위권 밖으로 밀렸다.
중국(4.54)은 자연자원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2013년(67위)보다 30계단 수직 상승해 17위로 평가됐다. 일본(4.94)은 2년 전 16위에서 7계단 오른 9위였다.
시아파 ‘후티’ 반군과 장기 내전 중인 중동의 통일국가 예멘(2.62)은 138위로 2013년(133위)에 비교해 5계단 떨어졌다. 아프리카 차드(2.43)는 2년 전 아이티 덕분에 꼴찌를 면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141개 중 꼴찌로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