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회장은 2010∼2012년 포스코플랜텍이 세화엠피에 맡긴 이란 석유플랜트 공사대금 99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포스코플랜텍은 전 회장이 대표로 있던 플랜트업체 성진지오텍을 포스코가 사들여 합병한 회사다. 전 회장과 세화엠피는 포스코플랜텍의 지분 5.56%를 가지고 있다.
검찰은 포스코플랜텍이 세화엠피에 맡긴 이란 석유플랜트 공사대금 992억원 가운데 540억여원을 국내로 유입된 사실을 파악하고 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포스코플랜텍은 "전 회장이 이란석유공사로부터 2010~2012년 석유 플랜트 공사 대금으로 받은 992억원 가운데 대부분을 은행 계좌에서 빼내 개인적으로 썼다"며 지난달 고소·고발장을 냈다. 이들은 '전 회장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잔고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수법을 썼다'고도 주장했다.
검찰은 나머지 450여억원 역시 대부분 세화엠피 이란법인 계좌에서 빠져나가 분산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 관계자는 "잔고에 아주 일부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7일 전 회장의 자택과 세화엠피 등 그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업체 3∼4곳을 압수수색했다. 9일에는 세화엠피 이모 대표를 소환해 이란 자금의 사용처 등을 캐물었다.
검찰은 전 회장이 포스코플랜텍 자금 횡령과 별도로 세화엠피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 회장을 상대로 성진지오텍 고가 매각 의혹도 조사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성진지오텍 인수 당시 시세의 2배 가까운 가격을 지불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이명박 정부 실세들과 친분이 있는 전 회장에게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전 회장과 더불어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도 이번 주중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부회장은 2009~2012년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국내·외 사업장에서의 비자금 조성을 지시하고 금품을 상납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정 전 부회장과 전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를 마무리하고 두 사람의 신병처리 방향과 함께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 등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에 대한 수사 확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