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문재인, 추락하는 당 지지율…‘민주’도 ‘연합’도 없는 野

2015-05-1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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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60년 전통의 제1야당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은커녕 계파 갈등의 확전으로 당 내분 수습조차 희박한 상황이다. 재·보선 직전 정국을 강타한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의혹도, 박근혜 정권의 불도저식 정책추진의 대명사인 ‘공무원연금 개혁안도’ 온데간데없어졌다. 그 자리에는 ‘친노(친노무현) 프레임’만이 남았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60년 전통의 제1야당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은커녕 계파 갈등의 확전으로 당 내분 수습조차 희박한 상황이다. 재·보선 직전 정국을 강타한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의혹도, 박근혜 정권의 불도저식 정책추진의 대명사인 ‘공무원연금 개혁안도’ 온데간데없어졌다. 그 자리에는 ‘친노(친노무현) 프레임’만이 남았다.

그간 정치권에서 실체 여부를 둘러싼 격렬한 논쟁을 일으킨 ‘친노 프레임’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순간, 여타 정치이슈의 본질은 사라지고 계파 패권주의 등의 껍데기만 남았다. DJ(김대중 전 대통령)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야권의 정치시계는 여전히 1997년과 2002년 대선 언저리에 머물러있는 셈이다.
◆무너지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지지율도 ‘빨간불’

당 지지율은 수직 하강했다. 15일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의 5월 둘째 주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2%포인트 하락한 22%에 그쳤다. 올해 최저치이자 3주 연속 하락한 수치다.

반면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공무원연금 개혁안 합의 무산에도 불구하고 집권여당의 지지율은 상승했다. 새누리당은 같은 기간 1%포인트 상승한 42%를 기록했다. 정의당은 4%, 기타 정당은 1%, 무당층은 31%였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15일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의 5월 둘째 주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2%포인트 하락한 22%에 그쳤다. 올해 최저치이자 3주 연속 하락한 수치다. [사진제공=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호(號)가 정치혁신을 실기하는 사이, 세대별 지지율의 격차도 줄어들었다. 새정치연합은 2030세대에서 새누리당을 앞섰으나, 압도하는 수치를 나타내지는 못했다. 반면 5060세대에서 새누리당은 제1야당을 처참히 박살냈다. 

‘한국갤럽’의 세대별 조사에 따르면 20대(19세 이상 포함) 새정치연합 25% > 새누리당 22%, 30대 새정치연합 37% > 새누리당 28%로, 야권이 다소 앞섰다.

40대에서 새누리당(31%)은 새정치연합(29%)을 제치더니, 50대 새누리당 57% > 새정치연합 13%, 60대 이상 새누리당 69% > 새정치연합 7%로, 집권여당이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15%로 1위를 기록했지만, 지난 조사 대비 7%포인트 하락하면서 대권 가도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4·29 재·보선을 승리로 이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2%)는 같은 기간 3%포인트 상승, 문 대표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11%), 안철수 전 새정치연합 공동대표(10%), 오세훈 전 서울시장(7%),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6%) 등의 순이었다.

◆‘친노 vs 호남’ 프레임에 발목 잡힌 문재인

문제는 정청래 최고위원의 ‘막말 파문’에서 촉발한 새정치연합 내분 사태가 ‘친노 패권주의→비노와의 공천권 갈등’으로 확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 대표가 제1야당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친노 대 호남’ 프레임에 갇혔다는 얘기다.

당 한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총선 정국도 아닌데, 각 계파가 사생결단 하듯 공천 대결을 펼친다는 것 자체가 우리 당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노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노인사로 구성된 당 원로그룹은 이날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가진 조찬회동에서 “당 대표가 선거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책임정치 구현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이 자리에는 권노갑·김상현·정대철·이용희 상임고문 등이 함께했다. 사진은 지난 2월 8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특히 문 대표가 전날(14일) 최종 발표를 보류한 ‘당원에게 드리는 글’이 외부에 유출되면서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친노 ‘십상시’(十常侍)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표의 갈지자 행보가 비선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는 얘기다.

문 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변화와 혁신은 오직 국민을 향해 있어야 한다”고 정면돌파 의지를 내보였지만, 고강도 혁신안 제시의 타이밍을 놓친 게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비노인사로 구성된 당 원로그룹은 이날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가진 조찬회동에서 “당 대표가 선거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책임정치 구현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이 자리에는 권노갑·김상현·정대철·이용희 상임고문 등이 함께했다.

권 상임고문은 지분 논란과 관련해 “요구한 적이 없다. 문 대표의 상황인식이 우리와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정 상임고문은 “정치는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문 대표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이 상임고문은 문 대표를 겨냥, “참 웃기는 사람이다. 공정한 룰을 밝히면 되지 (왜) 또 불을 지르나”라고 힐난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에도 국회에서 최고위원 등과 비공개 회동을 열고 고강도 혁신안 마련에 나섰다. 문 대표는 이르면 오는 17일이나 늦어도 5·18 기념일까지 차기 공천권 등이 담긴 쇄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도 ‘민주’도 ‘연합’도 없는 제1야당의 민낯 질주는 현재진행형이다. 

한편 한국갤럽의 이번 조사는 지난 12일부터 14일 사흘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임의걸기)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뒤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을 통해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4%(총 통화 7001명 중 1001명 응답 완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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