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가디언, 리베라시옹 등 유럽 주요 언론이 13일(현지시간) 북한 내 군 서열 2위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공개 처형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하며 불안정한 김정은 체제와 처형의 잔혹성에 주목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숙청과 정치적 계략:김정은 체제가 얼마나 불안한가’라는 제목으로 현영철 처형 소식을 전했다. 가디언은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현영철 죽음에 관한 가장 설득력 있는 해석은 입지가 불안정한 김정은이 권력과 권위를 행사하려는 시도였다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김정은이 (본인이 하는 일에) 자신감이 없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도 “현영철 처형으로 김정은이 권력을 확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르몽드는 “김정은이 군부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사례”라면서도 “체제가 불안정하다는 징후는 없다”고 분석했다.
르피가로는 김정은의 가혹성에 주목했다. 이 신문은 ‘북한 국방장관 고사포로 처형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이 2013년 11월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숙청했던 사건을 언급하며 “김정은이 냉혹한 성격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대공화기인 고사포 처형이 사실로 확인되면 김정은 정권의 잔혹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도 현영철 숙청 소식을 보도하며 기사에 ‘졸았다는 이유로 인민무력부장 대공포로 처형’이라는 제목을 달아 처형의 잔인성을 강조했다. 르몽드는 “불경과 불충으로 현영철이 처형됐다”면서 수백 명이 참관한 가운데 치러진 공개 처형 방식에 주목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김정은은 현영철을 처형할 때 현장을 가족들도 강제로 지켜보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 참관인들에겐 “고개를 숙이거나 눈물을 보여선 안 된다”고 경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