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들리 스콧 감독이 1982년 제작한 ‘블레이드 러너’는 공해가 심해 스모그가 짙고 산성비가 자주 내리는 미래를 배경으로 했다. 태양을 가린 ‘검은 하늘’과 사육당하는 인간들을 그린 ‘매트릭스’(1999), 제3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철저하게 감정을 통제 당하는 미래를 그린 ‘이퀄리브리엄’(2003)까지 계보는 이어져 왔다.
1979년작 ‘매드맥스’(감독 조지 밀러)는 디스토피아 영화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멜 깁슨을 스타덤에 올려 놓은 1편은 크게 성공하며 3편(1985)까지 시리즈로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전쟁으로 모든 나라의 사람들과 시설물들이 죽고 파기된 암울한 미래, 살아남은 인류는 식량과 기름을 쫓아 다닌다.
오는 14일 개봉되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감독 조지 밀러)는 30년만에 오리지널 시리즈의 감독 조지 밀러가 연출을 맡았다.
경찰 출신으로 아내와 딸을 잃고 떠돌이 생활을 하던 맥스(톰 하디)는 임모탄을 숭배하는 부하들에게 붙잡혀 ‘피 주머니’로 활용된다. ‘피 주머니’란 누구에게나 피를 줄 수 있는 O형을 뜻했다.
몇 번이나 탈출을 시도했지만, 붙잡혀 노예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던 어느날 임모탈의 독재에 반발한 사령관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는 ‘가스 타운’에서 연료를 구하고 ‘무기 농장’에서 총알을 사들이라는 명령을 무시하고 ‘동쪽’으로 향한다.
임모탄에게는 젊은 전사들 ‘워보이’가 있다. 임모탄은 “천국에 데려가 주겠다”며 자신을 신격화 해 워보이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워보이 중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눅스(니콜라스 홀트)는 임모탄에 대한 신앙심이 가득한 인물. 몸이 좋지 않지만 임모탄에게 인정을 받아 천국으로 가고 싶은 눅스는 ‘8기통’ 자동차를 끌고 퓨리오사를 붙잡기 위해 전장으로 향한다. ‘피 주머니’도 함께.
임모탄의 첫째 아들 릭투스(네이슨 존스)는 몸만 큰 어린아이의 지능을 갖고 있으며 둘째 코르푸스 콜로서스(쿠엔틴 케니한)는 기형아로 태어나 작은 몸을 갖고 있었다. 임모탄은 자신의 후계자를 위해 임신이 가능한 여성들을 금고에 숨겨뒀다.
퓨리오사는 임모탄의 다섯 아내 스플렌디드(로지 헌팅턴-휘틀리) 케이퍼블(라일리 코프) 토스트(조 크라비츠) 프래자일(코트니 이튼) 대그(애비 리)를 데리고 동쪽에 있는 ‘녹색 땅-어머니의 나라’로 향한다.
분노한 임모탄은 자신의 대규모 부대를 이끌고 뒤를 쫓는다.
조지 밀러 감독은 황폐한 미래를 몽환적인 분위기로 완성시켰다. 등장인물들과 해괴망측한 모습의 자동차들, 군악대처럼 자동차 군대의 중앙에 서서 눈을 가린채 ‘록 스피릿’을 실현하는 부대원은 악몽에서나 볼 것만 같다. 영화 ‘에일리언’의 미술을 맡은 H.R 기거의 그림에나 나올 법한 형태와 모습들이다. H.R 기거는 어릴 적부터 악몽을 꾸고, 그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매드맥스’에 등장하는 미래는 악몽과 다를 바가 없다.
시의적절한 BGM은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베르디(Verdi)의 레퀴엠(Requiem) 중 ‘진노의 날’(Dies irae)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자동차 액션은 압권이다.
카 체이싱은 모두 실제 자동차를 활용해 실사 촬영 됐다. 스턴트 배우들과 톰 하디, 샤를리즈 테론, 니콜라스 홀트 등 주연 배우들은 직접 열연하기도 했다. 포드, 쉐보레, 쿠페, 폭스바겐, 캐딜락, 리무진, EH 웨건 등 150여대의 자동차, 트럭, 바이크가 실제로 동원됐다.
놀라울 따름이다. 무엇을 상상하건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14일 러닝타임 120분으로 15세 이상 관람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