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백인 교장, 졸업식서 인종차별 발언…비난 여론 일파만파

2015-05-1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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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졸업식장 자리 먼저 뜨는지 봐라. 모두 흑인이다” 발언 카메라에 포착

지난 8일 TNT 아카데미 교장 낸시 고둑이 졸업식장에서 흑인을 겨냥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고 있다. [NBC 방송화면 캡쳐]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미국 고등학교의 한 백인 여성 교장이 졸업식장에서 내뱉은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사임위기에 처했다고 NBC 방송 등 외신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 주 스톤 마운틴 시의 대안학교인 TNT 아카데미의 창립자이자 교장인 낸시 고둑은 지난 8일 졸업식에서 혼잣말처럼 인종차별적인 말을 내뱉었다가 한 참석자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포착됐다.
졸업생 대표의 연설 순서를 깜빡한 고둑 교장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졸업식이 끝났다고 공지했다가 나중에 실수를 깨닫고 다시 학생들을 불러모았다. 그러나 학생들이 모이지 않고 소란이 이어지자 그는 “누가 자리를 뜨는지 봐라. 모두 흑인이다”라고 읊조렸다.

이 장면을 찍은 한 참석자는 자신의 SNS에 동영상을 올리렸고, 고둑 교장을 둘러싼 비난 여론 순식간에 확산됐다. 고둑 교장의 사임 요구까지 빗발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파문에도 고둑 교장은 거리낌 없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NBC 방송에 “일생에 한 번뿐인 졸업식 분위기를 망치는 게 싫었다”면서 “소란이 계속 이어졌을 때 고개를 들어 보니 모두 흑인 가족이 자리를 뜨고 있어서 그렇게 말한 것뿐”이라고 잘라말했다.

해당 해명 방송이 전파를 타자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격분한 흑인 학부모들이 교단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거세게 압박하고 나선것이다.

그러자 고둑 교장은 태도를 180도 바꿔 학부모에게 인종 차별이 아니라 실망감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전자메일을 보내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지역 방송에 출연해 눈물까지 보이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의 아들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고둑 교장의 아들은 9일 SNS에 어머니의 행동을 적극적으로 변호한 뒤 자신의 주소를 올리고 어머니를 비판하는 사람들과 일대일로 만나자는 글을 올렸다가 더 큰 역풍을 자초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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