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이후 첫 고객이 최근 대지진 비극을 겪은 네팔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망(人民網)은 지진으로 국가재건 작업이 시급한 네팔이 연내 출범을 앞둔 AIIB에 금융 지원을 요청할 뜻을 내비쳤다고 6일 전했다.
머헨드러 판데 네팔 외교장관에 따르면 현재 네팔 지진 피해지역 복구 작업에는 20억 달러 정도가 필요하다. 이 중 네팔이 충당할 수 있는 금액은 2억 달러에 불과한 상태. 결국 나머지 18억 달러를 국제 원조를 통해 조달해야 한다는 의미다.
AIIB와 경쟁 관계에 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이미 네팔에 총 5억 달러를 선뜻 내놓은 상태다. AIIB는 창립회원국이기도 한 네팔의 금융지원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인민망은 전했다. AIIB는 내달 말 창립회원국과 설립안 합의를 마치고 올해 안에 출범할 예정이다.
AIIB 창립회원국은 오는 20∼22일 싱가포르에서 제5차 교섭대표회의를 열어 협정문 협상을 마무리한 뒤 다음달 베이징(北京)에서 서명식을 열 예정이다. 협정문에는 초기 자본금 규모, 지분율 배분 기준, 역내·외 국가 지분율 비중, 투표권 배분 문제, 이사회 구성 등 결정사안이 담길 예정이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중국경제주간은 역내·외 국가 지분 비율 3대 1, 2013년 국내총생산(GDP) 등을 바탕으로 AIIB 창립회원국 지분율 예상 순위를 공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36.86%, 인도 7.48%, 한국 5.2%로 1~3위를 차지하고 네팔은 0.077% 지분을 확보, 총 57개국 중 46위에 머물것으로 예상됐다.
지난달 네팔 수도 카트만두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7.8 강진으로 인해 지난 4일까지 7200여명이 목숨을 잃고 1만40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나왔다. 네팔 인구 2800만명 중 800만명이 지진으로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으며 이 중 200만명 이상이 음식, 식수, 의약품 등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