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화금융사기를 벌인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로 보이스피싱 조직원 김모씨(29) 등 29명을 구속하고 13명을 불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또 이들이 벌어들인 범죄수익금을 환치기 수법으로 중국에 송금해준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로 이모씨(28) 등 환전소 업주 2명을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전화, 인터넷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으로 153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이씨 등 환전소 업주들은 이 피해금을 중국으로 불법 송금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B환전소 업주 김모씨(39)도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9우러부터 올 3월까지 21억7113만원 상당의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홍모(36)씨와 김모(44)씨는 총 83억원 상당을 불법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환치기가 벌어진 환전소는 4곳으로 이들은 모두 중국인 밀집 거주지인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환전소를 운영하면서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로 빼돌린 한화 자금을 받은 뒤 각자 정한 환율에 따라 중국 총책의 계좌에 위안화를 송금했다.
과거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인 '따이공'을 통해 범죄조직의 자금이 중국으로 건너갔지만, 최근에는 중국동포 밀집지역의 환전상에서 불법 송금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
은행을 이용하면 1000만원 이하를 송금하더라도 건당 3만원의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사설 환전소의 경우 500만원 이하만 1만원의 수수료를 받고 그 이상은 따로 돈이 들지 않는다.
더구나 국세청에 송금 내역을 신고하지 않고 기록도 남지 않아 범죄조직의 자금 해외유출 통로가 되고 있다.
인출책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환전소를 통하지 않고 중국으로 범죄수익금을 송금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환전소에서 송금을 못한다면 보이스피싱은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 중국 총책 등을 쫓는 한편 추가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