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추정한 5월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는 2080~2200선이다. 특히 월 초반에는 상승속도가 다소 둔화됐다가 중순을 거치면서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2200선을 코앞에 두고 무섭게 올라가던 코스피는 지난 한 주간 33포인트(1.51%) 빠졌다. 2150선을 넘어섰던 지수는 2120선까지 떨어졌다. 기관투자자들이 총 5464억원어치를 매도한 영향이 컸다.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보름 연속 국내주식을 샀으며, 규모는 4조6925억원에 달했다. 28~29일 이틀간 631억원어치를 팔았지만, 30일 708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순매수 기조를 다시 이었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중국 금리인하 가능성 등 글로벌 통화완화 지속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효과, 국내 부양기조 유지에 따른 완만한 경기반응, 원재료 가격하락에 따른 2015년 연간 국내 기업실적 개선 기대감 등으로 레벨업 과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지난주부터 이어진 조정이 당분간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주식시장은 유동성과 함께 경기, 실적 등 펀더멘털의 선순환을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급등했던 코스피는 5월초까지 주가 상승 속도가 둔화되는 정체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강했던 외국인 순매수는 신흥국 펀드흐름 개선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변수를 꼽자면 그리스다. 그리스는 오는 12일 국제통화기금(IMF) 채무상환 만기를 맞아 7억5000만 유로를 상환해야 한다. 지난달 24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는 72억 유로의 그리스 구제금융잔여분 확보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그리스 정부가 채권단에 새로운 타협안을 내놓으면서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이에 따라 다소 불확실한 상황은 이어질 수 있지만,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초래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증시 역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중장기 상승추세가 강화됐지만 아직은 실적 모멘텀이 강하지 못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아질수록 변동성이 증가하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 상승 시 증권, 건설, 화학, 소비재 등 주도주는 부분 현금화 이후 재매수 타이밍을 기다리고 은행, 조선, 디스플레이 등 가격 메리트 보유주에 대해서는 거래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