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다마(好事多魔)인가.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고보경)가 선행을 펼치겠다고 밝혔으나 첫날 부진한 성적을 냈다.
그는 이날 버디는 2개 잡은데 그쳤다. 그리고 보기 더블보기 트리플보기 1개씩을 쏟아냈다. 특히 14∼16번의 세 홀을 ‘트리플보기-더블보기-보기’로 채우며 6오버파를 치는 부진을 보였다. 14번홀(파4·길이416야드)에서는 세 번째 샷이 나뭇가지에 걸린 바람에 언플레이어블 볼 처리를 해야 했고 이는 트리플 보기로 연결됐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투어챔피언십부터 지난달초 ANA 인스퍼레이션 첫날까지 29개라운드 연속 언더파 행진을 벌였다. 이는 투어 최다 연속 언더파 타이기록이다.
그는 또 아마추어 시절부터 출전한 미LPGA투어 50개 대회에서 단 차례도 커트탈락한 적이 없다.
그런 리디아 고가 75타를 친 것은 보기드문 일이다. 지난해 8월21일 캐나다 퍼시픽여자오픈 4라운드(4오버파 76타) 이후 8개월여만의 최악 스코어다. 이날 샷 정확도는 드라이버샷 69.2%, 아이언샷 66.7%로 크게 흠잡을 데 없었으나 퍼트수가 31개로 많았다.
지난주 스윙잉 스커츠클래식에서 시즌 2승, 통산 7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리디아 고는 이 대회 시작전 기자회견에서 “이 대회에서 받은 상금 전액을 네팔 지진피해돕기 성금으로 기탁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회 우승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원)다. 2위 상금은 11만9765달러(약 1억3000만원), 3위 상금은 8만6881달러(약 9300만원)다.
한편 첫날 크리스티 커, 줄리 잉스터, 시드니 마이클 등 미국 선수 세 명이 5언더파 66타로 공동 선두로 나섰다. 한국(계) 선수들은 다소 부진했다. 장하나(비씨카드) 이미림(NH투자증권) 양희영 이지영 미셸 위(나이키) 크리스티나 김이 3언더파 68타로 공동 14위에 오른 것이 최고 순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