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종전 40주년 기획]한-베트남 수교 23주년, '전략적 경제 협력' 기틀 마련해야

2015-04-29 09:44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와 베트남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최종 타결됐다. 국내 기업들의 동남아지역 수출 길이 확보되는 순간이었다.

동남아의 대표 신흥시장으로 꼽히는 베트남은 최근 FTA 체결 등을 통해 대외 개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한강의 기적'을 본받아 ‘제2의 한강의 기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경제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과거 식민지배의 역사를 지니고, 전쟁의 폐허 위에서 기적을 일궈낸 한국과 많이 닮아있다. 베트남은 종전 이후 단기간에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한국을 벤치마킹으로 삼고, 지난 1992년 수교 이래 본격적인 교류협력 시대를 이끌고 있다.

실제 베트남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한국의 투자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베트남 전체 FDI(외국인직접투자)의 36.2%를 차지했다.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최대 투자국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평균 8~9%의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베트남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국과 거의 맞먹는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는 베트남과의 보다 긴밀한 경제적 합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 우리나라의 최대 투자대상국…내달 한·베트남 FTA 정식서명 추진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수교 이래 23년간 양국의 교역규모는 40배 이상 성장했다. 우리나라로서는 아세안 회원국 가운데 최대 투자대상국이자 2위의 교역 대상국에 해당하는 주요 교역·투자 대상이자 경제협력 파트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대 베트남 수출액은 2013년 기준 210억8800만달러로 전년대비 30% 이상 늘어났다. 수입액은 71억75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139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양국은 무역 부분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베트남과의 FTA를 최종 타결했다. 지난 2012년 8월 양국 통상장관 회담에서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2년 4개월만에 결실을 맺은 셈이다.

특히 베트남은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합류하는 등 세계 1·2위 경제대국(미국·중국)과 경제적으로 독특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에 이번 협상 타결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 향후 남은 다자협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또 FTA 타결에 따른 관세철폐가 수출 확대로 이어져 국내 기업들의 동남아지역 운신폭을 더욱 넓혀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트남은 내수시장이 크고 경제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점에서 시장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정부는 한·베트남 FTA 정식서명을 5월 중으로 추진, 이후 상반기 안으로 국회에 비준동의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 연내 발효가 높게 점쳐지고 있다.

◆베트남 대외개방 가속화…동반자 관계 뛰어넘는 전략 필요

베트남은 최근 중국과 그간의 갈등을 접고, 전면적인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양국간 커다란 갈등이었던 남중국해 분쟁지역 원유시추에 대한 분쟁을 마무리 지으면서 대외적인 이목을 집중시켰다.

양국은 또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의 한 축인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구축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도 합의했다.

이처럼 베트남은 대외개방 및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행보를 펼치고 있다. 실제 베트남의 응웬 떤 중 총리는 지난달 6일 러시아에서 온 메드베데프 총리와 회담을 가지고 오는 6월까지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로 했다.

베트남은 이에 앞서 지난 2012년부터 진행해 온 유럽연합(EU)과 FTA 협상을 올해 중반까지 타결짓는다는 계획이다.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4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도 FTA 협상이 진행 중이다.

베트남은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도 아세안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연내 최종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주도로 세계 최대 경제블록을 만드는 TPP 협상에도 베트남은 참여한 상태며, 아세안 경제공동체(AEC)도 올 연말에 출범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적극적인 베트남의 대외시장 행보가 향후 베트남에 대한 외국기업의 투자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억 명에 육박하는 베트남의 인구와 소득수준 향상으로 소비가 확대되고 있는 내수시장 자체도 이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특히 우리나라로서는 베트남이 국제교역을 위한 생산기지로서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데 주목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베트남의 최대 수출국인 우리나라가 다양한 무역협정속에 베트남을 전략적인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베트남을 방문한 정의화 국회의장이 밝힌 "한·베트남 관계가 국방과 안보를 포함한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 양국간 우호협력을 강화하는 연대 국가로까지 발전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우태희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베트남은 TPP초대 회원국으로 발돋움한 나라고, 앞으로 우리나라와 협력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면서 "베트남과의 FTA를 맺은 만큼 조속한 서명을 통해서 양국간 협력의 기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