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백화점 업계가 지난 3일부터 일제히 시작한 봄 정기세일을 맞아 사상 첫 출장세일, 줄서기 이벤트, 노마진 행사 등 온갖 묘수를 짜내 매출 증대를 기대했지만 신통한 성적표를 받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호전되고 양상을 보인 것에 안도하는 눈치다.
20일 롯데·현대·신세계·AK플라자·갤러리아 등 이른바 백화점 빅5의 올해 봄 정기 세일 기간 매출 신장률을 집계한 결과, 롯데백화점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 늘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어 AK플라자 2.4%, 현대백화점 2.3%, 갤러리 2.0%, 신세계백화점이 1.3% 뒤를 이어 매출이 각각 신장했다. 이들 4개 백화점의 평균 신장율은 2.38%였다.
반면에 이번 세일기간을 3∼12일까지로 한정해 경쟁 백화점들보다 7일 줄인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세일 매출은 1.3% 상승했지만 지난해 정기세일기간 2.0% 신장 보다는 다소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이번 세일기간의 특징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 기간 내내 이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 아침 온도마저 4~5도 정도에 머무르는 저온현상이 매출에 직결됐다. 하지만 행락객이 늘면서 의류 등 패션과 스포츠, 골프 용품이 매출 신장세를 주도했다. 이사와 결혼철에 따른 리빙용품의 매출도 늘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의 경우 전점 기준으로 스포츠 16.8%, 골프 12.5%씩 판매가 호전됐으며 여성패션과 남성패션이 각각 9.4%와 9.8% 신장했다. 저럼하게 판매됐던 식품은 15.3%, 리빙 관련 용품 매출은 12.9% 신장했다.
롯데백화점 정현석 영업전략팀장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스포츠, 골프 등 여름관련 상품군에 대한 고객 반응이 좋았으며 특히 세일 마지막 주말에 진행한 노마진, 블랙쇼핑데이 등 초특가 행사에 많은 고객이 몰리면서 매출이 호조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AK플라자에선 식품 매출이 9.2% 증가하며 매출을 견인했고, 명품잡화 매출이 3.9%, 남성∙스포츠 매출이 1.5% 신장해 뒤를 이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본격적인 결혼과 이사 시즌을 맞아 관련 상품군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부문별로 가전 11.8%, 가구 8.3% 해외패션 8.1%, 가정용품 7.3% 늘어났다.
갤러리아백화점에서는 명품군 전체가 15% 신장하면서 신장세를 이끌었으며, 특히 명품 남성이 30% 고신장했다. 또 명품여성류도 9%로 신장하는 등 명품군에서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이 외에도 이사 시즌과 혼수 수요를 반영한 키친과 홈데코 매출은 3.9%, 가구는 8.6% 각각 늘었다.
반면에 신세계백화점에서는 패션 잡화류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아웃도어 중심의 스포츠를 제외한 패션의류 매출 호조를 이뤘다. 그렇지만 가전 2.6%, 홈인테리어 3.8%, 침구 3.4% 등 봄 이사철과 혼수철을 맞아 생활용품의 매출을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