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그러진’ 팁(tip) 문화 놓고 불만↑…“배보다 배꼽이 커”

2015-04-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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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주 “일정 금액 이상 팁 받는 근로자, 최저임금 인상 대상서 제외” 법 발의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미국 내 관행으로 굳어진 ‘팁(tip) 문화’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고 현지언론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로스엔젤레스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의회는 팁을 받을 수 있는 근로자와 그렇지 않은 일반 근로자 간 최저임금에 차등을 두어야 한다는 법안을 상정했다.
이 법안이 시행된다면 팁 수입을 포함, 시간당 15달러(1만 6000원) 이상을 받는 식당 직원은 최저임금 추가 인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캘리포니아 최저임금은 지난해 시간당 9달러로 인상된 후 2016년 1월1일 시간당 10달러로 추가 인상될 예정이다.

최근 미국 내 이슈로 떠오른 최저임금 인상 목소리와 ‘일그러진’ 팁 문화에 대한 불만이 법안 발의의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미국에서 팁 문화는 적지 않은 비용 부담에 최근 터치스크린 결제방식을 통한 ‘반 강제’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미국인들의 ‘골칫덩이’로 변질된 지 오래다.

본래 팁 문화는 식당과 호텔 등에서 서비스가 좋았거나 특별한 용건을 의뢰했을 때 감사의 의미로 지불 가격의 10% 정도 더 주는것이었지만, 지금은 서비스가 좋지 않아도 10% 이상 주는 것이 암묵적 관행이 돼버렸다.

실제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카페에서는 4달러(4400원) 짜리 커피를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이 직접 아이패드 터치스크린을 눌러 커피값을 계산해야 한다. 문제는 결제 사인을 하려면 1달러(25%), 2달러(50%), 3달러(75%)의 팁 버튼 중 하나를 같이 눌러야 한다. 물론 ‘노 팁’(No tip) 버튼이 있지만, 종업원이 앞에서 이를 누르기란 쉽지 않다.

터치 스크린으로 결제 하지 않아도 팁은 보통 15∼25%다. 식당은 물론 미용실, 호텔, 스킨케어숍이나 택시를 타도 20% 안팎의 팁을 줘야 한다. LA 한인타운의 일부 음식점은 차를 대리 주차하는 ‘발레 파킹’ 서비스 팁을 2달러에서 3달러로 올려 고객들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호텔 방을 치워주는 직원에 대한 팁 관행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전 세계에 3400여 개의 체인을 가진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호텔이 지난해 9월 객실에 ‘객실 청소부들의 노력에 정성을 부탁한다’는 문구가 적힌 봉투를 비치한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호텔의 객실 종업원은 팁을 받는 직종이 아닌 데다 이들의 평균 최저임금이 시간당 10.64달러로 연방정부 최저임금 보다 많다는 점에서 ‘팁 강요’라는 비난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미국 연방법은 한때 팁을 받는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은 팁을 받지 않는 노동자들의 최저임금보다 낮되, 반드시 ‘50% 이상’ 되도록 하는 차등화 규정을 뒀다가 1996년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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