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김근정 기자 = 중국의 수출부진으로 위안화 평가절하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수출촉진을 위한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리커창 총리는 "내수확대를 하지 않는다면 중국경제의 구조조정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위안화가 지속적으로 절하되는 상황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제일재경망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의 15일(현지시간)자 리 총리 인터뷰 기사를 인용해 16일 전했다. 위안화가 절하되면 수입물가가 올라 중국의 내수확대에 악재로 작용하며, 이는 중국의 정책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인터뷰는 리 총리가 처음으로 서방매체와 가진 인터뷰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또한 리 총리는 "유로화와 엔화가 지속적으로 평가절하되고 있는 상황에 위안화도 평가절하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중국마저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선다면 환율전쟁이 벌어질 것이고, 이는 세계 금융시스템에 좋지 않은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 1분기 수출이 전년대비 4.9%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3월달의 수출액은 전년대비 14.6% 감소했다. 3월의 무역흑자 역시 30억8100만달러를 기록해 2월달 흑자인 606억달러에 한참 못미쳤다. 중국당국은 수출급감의 원인으로 2월달 춘제() 연휴기간동안 업체들이 외국으로부터 주문을 받지 못한 것을 지목하고 있지만, 환율 역시 중요한 이유중 하나인 것으로 분석된다.
위안화 환율은 전반적인 강세를 보여왔으며, 특히 달러화를 제외한 나머지 통화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강세를 보여왔다. 3월달 중국의 대일본 수출은 24.8% 줄어들었다. 때문에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엔화약세로 인해 중국의 수출이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 역시 수출감소를 가져온 핵심원인으로 위안화의 가치상승을 꼽았다.
달러화 강세로 인한한 자금유출과 무역흑자액 축소로 인해 위안화는 이미 강한 절하압력을 받고 있다. 15일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은 전날 대비 0.11% 상승한 6.2052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7년래 최대 절하폭이다. 골드만삭스는 "실물경제가 명백히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정책적으로 위안화환율을 평가절하한다고 해도 과거와 같은 비난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리총리가 서방언론과 첫 인터뷰를 하면서까지 정책적인 환율개입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은 IMF의 특별인출권(SDR)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MF는 다음달부터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가입여부를 논의하게 된다. SDR는 IMF 회원국이 외화 부족으로 위기를 맞을 때 담보 없이 인출할 수 있는 가상의 국제준비통화로 달러화,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등만 바스켓에 편입돼 있다.
위안화가 바스켓에 포함되면 명실상부한 국제통화로 인정받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독보적인 강자인 미국 달러화와 본격적인 경쟁시대를 열게 된다. 이를 부담스러워 하는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환율정책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내세워 위안화의 SDR편입 저지에 노력하고 있다.
쭝량(宗良) 중국은행 국제음융연구소 부소장은 "한동안 위안화 환율은 기타 주요 통화에 대해서는 안정세를, 미 달러에 대해서는 소폭 절하기조를 이어갈 것"이람며 "이같은 환율 추세가 중국 무역수지 개선과 수출 안정화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