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간 새와 울러 올 새의 적막 사이에서'라는 제목으로 15일 개막한 이 전시는 급격한 경제 성장이 만든 물질 과잉 사회의 이면에 가려진 대한민국을 진단한다. 작가는 대한민국이 가지는 독특한 정치, 경제 그리고 사회적 특징이 탈식민의 경험에서 비롯된 제국주의 국가에 대한 열등감과 한국 특유의 민족주의적 성향이 결합되어 형성되었음에 주목했다.
이번 전시는 대중에 처음 공개되는 <메이드인 코리아> 시리즈 2점을 중심으로, 세대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반영하는 근현대 시기의 생산품 아카이브 <취미수집>, 그리고 금융 프로젝트 <뱅크 오브 이완>으로 선보인다.
<메이드인 코리아> 시리즈는 작가에게 리움 아트스펙트럼 작가상의 영광을 안겨다 준 <메이드인> 시리즈의 연장선상에서 제작됐다. 이전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동아시아의 후기 식민주의와 신 자유주의에 대한 관심은 이번 메이드인 코리아에서도 드러난다.
메이드인 코리아의 근현대편에 해당하는 <메이드인 코리아 가발> 편은 60년대 호황을 이루었던 한국의 가발 산업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국가를 중심으로 마련된 이러한 권력화된 집단적 가치가 당시 다양한 사회적 문제(특히 노동 문제)를 야기했었던 사실에 초점을 두고, 보다 현대의 관점에서 과도기로서의 근현대 산업이 가지는 의미에 접근한다. 영상과 함께 작가가 직접 제작한 가발이 함께 전시된다.
<취미수집>은 작가가 몇 해에 걸쳐 수집한 근현대의 생산품들로 구성된 아카이브이다. 여기에는 일반 기제품부터 작가가 찍은 사진, 전통 시장에서 구매한 그림, 가격표가 그대로 붙어 있는 종교적 상징물들이 포함된다. 각각의 오브제들은 하나의 통일된 서사를 형성하며, 근현대의 시대정신을 표상하는 동시에 세대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반영한다.
작가의 금융 프로젝트 <뱅크 오브 이완(WAN)> 이 전시가 이루어지는 동안 함께 진행된다. 프로젝트는 작가가 직접 제작, 금전적 가치를 부여한 화폐 ‘1WAN’을 2만원의 가치로 관객들에게 판매하는 데서 출발한다. 작가는 WAN의 판매로 생긴 자본을 활용하여 실제 이윤을 발생시킬 수 있는 ‘행위’를 할 예정이며, 구매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화폐가 어떻게 가치 변화를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근현대의 계몽포스터를 연상시키는 회화 작품 <더욱 밝은 내일을 위하여>, 네온으로 그려진 한국의 전통 산수 작품, <핑크빛 네온 산>, 가격표가 붙은 종교적 상징물 (또는 기념품)을 촬영한 사진 연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