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렌터카는 우버와 다르다. 우버는 차량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차량과 함께 기사를 제공해주지만 PP렌터카는 어플을 통해 차량만 연결해준다. 고객이 직접 운전을 하니 택시 영업을 침해할 불법 소지도 없다. 주차장에 방치된 차량의 회전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니 자원 절약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자동차 공유경제의 새로운 발전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PP렌터카 창업의 주인공은 명문 칭화대 출신과 싱가포르 국립대 유학파로 구성됐다. 바링허우(八零後 1980년대 출생자) 중국인 청년 장빙쥔(張丙軍), 쉐청쿤(薛承坤), 왕자밍(王嘉明)이 그들이다.
이들은 지난 2012년 12월 처음 ‘아이카클럽’이라는 회사명으로 싱가포르에 둥지를 틀었다. 싱가포르는 땅이 좁다 보니 자동차 대수를 조절하기 위해 자동차에 거액의 세금을 부과한다. 자동차 판매가격도 비싼 편이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시장이 너무 작은 게 흠이었다. 이들은 세계 최대자동차 시장인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물론 사업 초기 PP렌터카 앞길은 가시밭이었다. 중국인에겐 자동차 공유 서비스 자체가 생소했다. 자가용을 대여해줄 차주들을 설득하는 게 급선무였다. 3명의 젊은이는 주자창에 세워진 차량마다 홍보 전단지를 붙이고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며 PP렌터카 홍보에 나섰다.
PP렌터카는 무엇보다 신용을 중시했다. 차를 내줘서 짭짤한 수익을 벌 수 있지만 혹시나 차를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차주의 불안감부터 없애야 했다. PP렌터카는 공안당국의 정보시스템과 연계해 등록 고객에 대한 신분증과 면허증 검사를 철저히 했다. 위법 기록이 있을 경우 가입도 금지했다.
고객의 안전도 결코 소홀하지 않았다. 교통사고 책임보험이 가입된 연식 8년 이하의 양호한 상태의 차량만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인민보험과 중국 보험업계 최초 P2P 차량임대 책임보험 계약도 맺었다.
일반 렌터카 업체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었다. PP렌터카는 등록된 차량에 스마트박스를 설치해 스마트 폰으로 차량검색, 차문 개폐쇄, 실시간 주행거리 측정, 위치 추적 등이 가능하도록 했다. 차량이 필요할 때 어플을 통해 주변 차량을 검색하면 단 10여분 만에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거래는 인터넷으로 이뤄지니 전통 렌터카 업체보다 가격도 30~50% 저렴했다.
사세는 빠르게 확장했다. 현재까지 상하이 난징 항저우 등 주요 18개 도시로 확장했다. 방 2개 딸린 아파트에서 3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현재 직원 수가 1000명에 육박한다. 현재 PP렌터카에 등록된 차량만 50만대에 달한다. 중국 최대 렌터카 업체인 선저우렌터카가 보유한 6만3000대의 8배가 넘는 규모다. 올해까지 등록 차량 수를 200만~400만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중 돈을 들여 구매한 차량은 한대도 없다. 모두 주차장에서 놀고 있는 개인 차량이다.
장사가 잘 되니 투자자도 몰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벤처캐피털 전문업체인 세콰이어 캐피털로부터 1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엔 중국 IDG캐피털 등으로부터 6000만 달러 투자를 추가로 유치했다. 넉넉한 실탄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공짜 서비스’ 등 공격적인 마케팅도 감행했다.
PP렌터카 돌풍에 바오자(寶駕)렌터카, 유유(友友)렌터카 등 유사업체도 생겨났다. 중국 양대 렌터카업체인 선저우와 이하이도 PP렌터카를 모방한 P2P 자동차 렌탈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았다.
롤랜드버거 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렌터카 시장 규모는 380억 위안에 달해 향후 5년간 연간 27%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현재 중국인의 렌터카 이용률은 0.4%에 불과하다. 일본의 2.5%, 미국의 1.6%보다 낮다. 중국에서 향후 PP렌터카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이유다.
지난 3월말 폐막한 보아오포럼에 초청된 장빙쥔 PP렌터카 CEO는 연설에서 “자동차 공유는 삶을 바꾸고 공유경제는 사회를 바꿀 것”이라고 장담했다. 인터넷 기술에 기반한 PP렌터카가 전통 시장을 뒤흔들 파괴자가 될 날도 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