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비핵심자산 매각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선 대우조선해양이 위탁경영을 맡고 있던 대한조선을 용역계약으로 전환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매각작업이 본격화 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리스크 부담에서 자유로워졌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위탁경영을 맡아오던 대한조선을 법정관리가 시작된 10월 이후부터 용역계약으로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부터 5년간 대한조선의 위탁경영을 맡을 예정이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측은 이번 용역계약 해지에 대해 계열사 편입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도 더했다. 산은 관계자는 “지난해 대한조선의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면서 위탁경영을 통해 사실상 계열사 위치에 있던 대한조선의 재무 부문이 대우조선으로 편입되는 상황이었다”면서 “대한조선의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만큼 대우조선의 부담을 덜기 위해 용역계약으로 전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이병모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이 대한조선 대표직을 맡은 것이 이유로 상법상 동일인이 지배 회사와 위탁을 받는 회사 간 임원을 겸임할 경우 계열사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이병모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은 대한조선 대표직은 유지하되 대우조선에서는 4월 1일자로 퇴직처리 된 상황이다. 퇴직처리가 늦어진 데 대해서는 법원과 의견조율 기간이 길어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용역계약 체결을 비핵심 자산 매각의 연장선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즉 리스크 축소와 몸집 줄이기를 통해 보다 긍정적인 매각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지분 100%를 보유중인 자회사 에프엘씨 매각을 밝힌데 이어 보유중인 두산엔진 지분 560만주(8.1%)와 지방직원 숙소로 사용중인 서울 당산동 사옥 매각을 추진중에 있다.
하지만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측은 “채권단 입장에서 대우조선 매각을 원하고 있으나 최근 조선 및 상선시장 업황 악화로 관심을 갖는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매각에 대한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