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코스피가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2100선에 바짝 다가섰다. 글로벌 유동성을 등에 업은 외국인이 3월 이후에만 약 3조70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반신반의하던 개인도 이달 들어서는 매수우위로 돌아서고 있다. 펀드 환매로 여전히 시장 참여에 소극적인 기관은 부담스럽지만, 2100선 안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81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으나, 외국인ㆍ개인은 각각 2820억원, 16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은 3월 이후로 봐도 매도우위 규모가 약 3조5030억원에 이른다. 이에 비해 외국인이 같은 기간 3조72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도 1550억원어치를 샀다. 1~2월 매도우위를 나타내던 개인까지 매수로 돌아선 것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역시 이날 1330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거래대금은 6조9500억원으로 2년 7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코스닥을 합친 거래대금도 올해 처음 11조원을 넘어섰다.
최대 변수로 꼽히던 미국 금리인상이 하반기 이후로 미뤄진 가운데 유로존 양적완화 이후 불어난 글로벌 유동성이 지수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리 증시로 들어온 외국인 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유럽계"라며 "유럽중앙은행(ECB)이 돈을 풀면서 유로화 캐리 트레이드가 늘어나고 있고, 아시아에서도 중국 위안화나 일본 엔화 자금 유입이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처럼 실적 기대감도 살아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1분기 예년 실적에는 못 미쳤지만, 예상을 웃도는 회복세를 보였다. 2분기에도 반도체 호조와 새 스마트폰인 갤럭시S6 출시로 양호한 흐름이 예상된다.
코스피 전체로도 더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김용구 연구원은 "코스피는 2분기보다 3분기, 3분기보다는 4분기가 더 나을 것"이라며 "전반적인 흐름에서 올해 증시는 기대할 만하다"고 전했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에 이어 유럽, 일본, 중국이 경쟁적으로 통화완화에 나섰고, 기업 실적도 바닥을 친 후 살아나고 있다"며 올해 코스피 예상지수 상단을 2200선으로 제시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금리 인상이 늦춰지면서 위험자산에 베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며 "정부 재정정책도 증시에 유리한 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코스피가 하반기 2240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