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자사주 대거 매입… 책임경영 강화 포석?

2015-04-1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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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회장, 김정태 회장, 이광구 행장, 김한조 행장 등도 자사주 보유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신한금융 고위 임원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CEO(최고경영자)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과 동시에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으로는 주식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을 때 미리 지분을 늘려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라는 시각도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한동우 회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등 부사장급 이상 신한금융 고위 임원 8명이 이달 초 신한금융 자사주를 연이어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회장은 지난 1~6일 수차례에 걸쳐 신한금융 주식 2만4610주를 사들였다. 한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회장으로 처음 취임한 지난 2011년 당시 주식을 사들인 이후 처음이다. 이번 매입으로 한 회장의 보유 지분은 3만7040주로 늘었다.

같은 시기 조 행장도 신한금융 주식 3962주를 매수하면서 보유 주식을 1만3429주로 늘렸다. 이외에 김형진 부사장(448주), 소재광 부사장(2300주), 이신기 부사장(3863주), 임영진 부사장(1000주), 이동환 부사장(3050주), 임보혁 부사장보(2400주) 등 부사장급 임원들도 각각 자사주를 매입했다.

다른 금융지주 및 은행들을 보면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은행장으로 취임하기 이전인 지난해 12월 지분 1만주를 늘렸다. 이는 우리사주조합 조합원 계정분으로 정부의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에 따라 진행된 소수지분 매각 입찰에 우리사주조합이 참여해 낙찰받은 주식이다. 이 행장의 보유 주식은 현재 1만1251주다. 당시 조합은 민영화 이후 은행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표현하는 차원에서 소수지분 입찰에 참여했다.

앞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013년 3월 자사주 2000주를 1주당 3만6800원에 장내 매수했다. 보유 주식수는 4만7375주로 은행권에서 보유 주식수가 가장 많다. 김한조 외환은행장도 취임 이후인 지난해 4월 하나금융 자사주 2610주를 매수한 바 있다. 이외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및 국민은행장은 5300주의 자사주를 갖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CEO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는 동시에 그룹의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기 위한 행위"라며 "이를 통해 주주나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자사주 매입에 대해 기업의 주식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을 때 미리 지분을 늘려 회사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돼 금융지주 및 은행들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회장의 경우 자사주 취득 단가는 1주당 4만1000원선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0원 정도 낮은 수준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과거보다 낮게 평가받고 있는 시기에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주가 방어적인 측면도 있지만 저렴할 때 지분을 확대해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려는 의도 역시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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