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함께 양대 '군 비리 몸통'으로 불리는 궈보슝(郭伯雄)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최근 중국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해방군 기율검사위원회, 군 검찰, 총정치부 보위부 병력으로 구성된 합동 수사대는 지난 10일 십여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베이징에 있는 궈 전 부주석의 자택을 포위한 후 궈 전 부주석 부부를 연행해 비밀 장소로 압송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명경신문망(明鏡新聞網)이 군사 소식통들을 인용해 12일 보도했다.
중국군과 사정 당국은 오는 5월1일부터 시작되는 노동절 휴가를 앞두고 궈 전 부주석 체포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특히, 궈 전 부주석의 부패 연루 혐의가 그 규모와 영향력에 있어서 쉬 전 부주석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당국은 당초 지난 3월 양회(兩會·전인대와 정협) 폐막직 후 궈 전 부주석을 체포할 예정이었으나 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최근 조사 중 방광암으로 사망함에 따라 그의 체포를 연기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궈 전 부주석의 아들인 궈정강(郭正鋼) 저장(浙江)성군구 부정치위원이 지난 2월 시호(西湖)부근에 있는 군구 사무실에서 군 검찰에 전격 체포됐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 궈 전 부주석의 체포 임박설이 나돌았다.
또 미국에 서버를 둔 중국어 신문 보쉰(博迅)은 궈 전 부주석이 이미 수개월 전부터 가택 연금 상태에서 수차례 사정 당국에 불려가 '웨탄(約談)' 형식으로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웨탄은 잘못이 있다고 제보된 공무원에 대해 사전에 약속을 잡아 조사와 교육을 하는 약식 조사를 의미한다.
쉬차이허우와 함께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 주석의 심복으로 알려져 있는 궈 전 부주석은 지난 10년간 장쩌민 지도부 그늘 아래 군부의 절대 권력을 누려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군 지도부는 궈보슝 전 부주석 체포를 계기로 군부 숙청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매체는 현역 대군구 사령관(대장) 급에서 2∼3명이 사정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