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스모그가 중국의 새로운 문화코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스모그를 소재로 한 소설, 다큐멘터리, 조각, 영화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모그를 소재로 한 창작 작품들은 앞으로도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스모그가 가장 극심한 지역으로 알려진 허베이(河北)성 랑팡(廊坊) 환경보호국 부국장인 리춘위안(李春元)이 지난해 8월 출간한 ‘마이라이러(霾來了, 스모그가 왔다는 뜻)’라는 소설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으며 9일 출판사가 2판을 찍기 시작했다고 신경보가 10일 전했다. 지난해 인쇄된 부수는 1만권 이상이다. 이 소설은 현재 인터넷에서 무료로 다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꽤 많은 부수가 판매된 셈이다. 2판 역시 1만권이 인쇄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공개돼 인터넷에서 수억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던 다큐멘터리도 스모그를 주제로 하고 있다. CCTV의 전 앵커인 차이징(柴靜)이 자비로 제작한 ‘언더 더 돔’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는 스모그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 양회의 화제로 떠올랐으며 차이징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중국의 유명 감독인 자장커(賈樟柯)가 지난 1월 22일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함께 만든 단편영화 ‘스모그 저니스(Smog Journeys)’ 역시 호평을 받았다. 영화의 중문제목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영화 ‘런짜이즁투(人在囧圖)’를 본딴 '런짜이우마이(人在霧霾, 스모그 가운데 있는 사람)'였다. 영화는 스모그가 극심한 동북지방을 배경으로 호흡기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서 인공호흡기를 끼고 힘겹게 숨을 쉬는 아기의 모습, 희뿌연 교실 창밖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 밖에도 베이징(北京) 예술의 거리인 798거리에서 흰 마스크를 쓴 어린이 금속상이 등장했다. 베이징대 교정 안에 있는 금속 인물상에 마스크를 씌워놓은 풍자예술작품들도 등장하고 있다. 예술잡지인 바자아트, 중문명 바사(芭莎)예술은 최근호에서 ‘스모그가 극심할 때 예술가들은 무엇을 하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스모그는 현대 중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현상의 하나”라며 “이미 스모그는 예술가들에게 중요한 작품 소재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