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포함] 백인경찰, 흑인 조준사격 후폭풍...찰스턴 시민 규탄 시위, 경찰관 살인혐의 기소

2015-04-09 14:16
  • 글자크기 설정

시민 동영상 통해 진실 밝혀져…잇따른 흑인 과잉 진압에 ‘흑백갈등’ 부글부글

백인경찰 마이클 토머스 슬레이저가 달아나는 흑인 남성의 등을 향해 총격을 가하고 있는 장면[사진=CNN 방송화면 캡쳐]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찰스턴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에게 조준 사격을 가한 사실이 밝혀진 뒤 이 지역 주민들이 규탄 집회를 연데 이어 여타 지역에서도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재차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CNN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마이클 토머스 슬레이저(33) 경관의 총격 영상이 공개된 직후 찰스턴 시청 앞에 지역 주민 50여명이 모여 규탄집회를 열고 강력히 항의했다. 시위대는 지난해 퍼거슨 시위 당시 핵심 구호였던 ‘손들었으니 쏘지마’(Hands up, Don't shoot)를 이번 사건의 상황에 맞춰 변형, ‘등 돌렸으니 쏘지마’(Back turned, Don't shoot)라는 글귀와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노스찰스턴 시장과 수사 당국의 기자회견장에서 “이게 민주주의의 현주소”, “시장은 물러가라”라고 외치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슬레이저의 변호사 역시 그에 대한 변호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희생자의 모친 주디 스콧은 “영상 속 경찰은 마치 사슴 사냥을 하는 것 같다”고 비난하면서도 “이런 사건이 다른 사람에게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빈다”며 아들의 죽음이 대규모 시위로 이어지기를 원치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고 ABC 방송은 전했다.

사안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백악관도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 역시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동영상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고 언급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도 이 사안에 대한 별도 조사에 착수했다.

현지 수사 당국은 총격 영상을 확보해 혐의를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슬레이저를 체포, 살인혐의로 기소했다.

키스 서메이 찰스턴 시장은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슬레이저가 잘못된 판단을 했다”면서 “잘못은 잘못이다. 나쁜 결정을 했을 때는 경찰이든 길거리의 시민이든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슬레이저의 해고 사실도 덧붙였다.

슬레이저는 애초 지난 4일 교통위반 단속을 하다가 미등이 망가진 스콧의 승용차를 세웠지만, 스콧에게 전기충격기를 빼앗기고 몸싸움을 하다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침 현장을 지나가던 한 시민이 촬영한 동영상 속의 슬레이저는 등을 돌려 달아나는 스콧에게 정조준 자세를 취하며 무려 8발의 권총을 발사했다. 스콧은 마지막 8발째 총격에 앞으로 힘없이 쓰러졌다.
 
[영상=유튜브]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