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조금 상한액 33만원으로 상향... "실효성 놓고 설전"

2015-04-0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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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휴대폰 단말기 보조금 상한액을 기존 30만원에서 33만원으로 올렸다.

보조금 상한액을 올린 만큼 이동통신사가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8일 방통위는 정부 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휴대폰 단말기 보조금 상한액을 33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뒤 이용자들 사이에서 휴대폰 구매 부담이 오히려 늘었다는 불만이 나오자 이 같은 여론을 고려해 보조금 인상을 검토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휴대폰 보조금 상한액을 현행 30만원으로 유지하는 1안과 3만원을 올려 33만으로 상한액을 조정하는 2안을 놓고 상임위원 간 표결 결과 제2안이 의결됐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지금 국민들의 목소리는 가능하면 휴대폰을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가 부여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방통위가 국민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이상 국민 목소리를 반영하는 정책을 펴나가는 것이 의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조금 상향을 통해 제조사는 국민들의 바람을 받아들여 판매 장려금을 내리고 이통사는 공시지원금을 상향할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보조금 상한액 실효성을 두고 여당과 야당 추천 상임위원 간 설전이 오갔고, 급기야 야당 추천 위원인 김재홍 상임위원은 기권 의사를 밝혔다.

김재홍 위원은 "갤럭시 S5의 경우 SK텔레콤의 공시 보조금은 23만5000원에 불과해 현행 상한액 내에서도 보조금을 충분히 지급하지 않는다"며 "또 이통사 마케팅비는 고정돼 있어 보조금 상한액 상향은 결국 판매점 마진 하락으로 이어져 상한액을 올릴 필요가 없다"고 반대했다.

특히 미래창조과학부의 이동통신 요금할인 계획에 대해 강한 문제 제기를 했다.

김 위원은 "미래부가 요금 할인율을 현행 12%에서 갑자기 20%로 올릴 경우 절대다수인 기존 가입자는 소수 신규 가입자로부터 차별을 받는 것"이라며 "이번에 미래부와 방통위가 협업한 내용은 무리한 단기적 경기부양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미래부 고시를 보면 요금할인율은 이통사 직전 회계연도 가입자당 월평균 지원금을 나누어 산정한다"며 "미래부의 요금할인 폭 결정은 방통위의 보조금 상한액 인상과는 무관하다"고 답했다.

야당 추천 상임위원인 고삼석 위원은 "보조금 상향의 절차적 합의성이 모자랐다"며 "미래부가 선제로 20% 상향하겠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발표하고 방통위로 하여금 보조금을 상향하도록 압박하는 모양새는 좋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고 위원은 이어 "이통사의 주력 단말기에 대한 보조금이 30만원에 못 미치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보조금 하향 추세"라며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보조금 상한액을 올릴 유인이 크지 않다"고 뜻을 밝혔다.

다만 고 위원은 다수 의견에는 반대하지 않겠다는 견해를 보여 찬성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여당 추천 상임위원인 이기주·허원제 위원은 보조금 상한액을 올려 이통사가 공시 지원금을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팽팽히 맞섰다.

이기주 위원은 "이통사 공시 지원금이 방통위가 정한 상한액에 못 미치는 만큼 시장 활성화와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보조금 상한액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허원제 위원도 "보조금 상한액 상향을 결정하는 것은 이통사가 강제로 보조금을 올리라는 것이 아니라 경쟁의 범주를 넓혀주기 위함"이라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통사 대리점 및 판매점은 보조금 상한액의 15% 범위 안에서 재량껏 추가 지원을 할 수 있어 조정된 보조금 상한액인 33만원을 적용하면 이용자가 단말기 구입 시 최대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은 37만95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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