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는 한국영상자료원 ‘한우섭&한규호 부자 컬렌션’ 발굴 공개 언론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임권택, 김수용, 정진우, 최하원 감독을 비롯해 영화배우 김지미, 이혜영과 한국영상자료원장 이병훈, 수집부장 장광헌, 연구부장 조준형 등이 참석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지난달 11일, 연합영화공사 한규호 대표로부터 그간 유실돼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던 한국극영화 94편을 포함한 총 450편의 필름을 기증 받았다. 이는 한국영상자료원 기관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미보유 필름을 발굴한 것.
이어 “기증 받은 작품들은 모든 감독들의 작품이 망라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영화학계에서도 역사와 감독의 작품을 연구하는 것에 큰 도움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도 유실된 작품 찾는데 전력 다할 것”이며 “기증이 이어져서 영상 유산을 후대에 전할 수 있도록 발굴, 복원, 사업에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수집된 영화들은 1949년 작품부터 1981년까지 다양한 시대를 넘나드는 작품들로 이만희, 임권택, 김수용 등 당대 최고의 감독들의 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 특히 1949년 노필 감독의 데뷔작 ‘안창남 비행사’와 1962년 홍은원 감독의 데뷔작 ‘여판사’ 1963년 정진우 감독의 데뷔작 ‘외아들’ 1968년 최하원 감독 데뷔작 ‘나무들 비탈에 서다’를 포함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영상자료원은 故이만희 감독 타계 40주년을 기념해 수집 작품 중 ‘외아들’(감독 정진우) ‘전장과 여교사’(감독 임권택) ‘잊을 수 없는 연인’(감독 이만희) ‘만선’(감독 김수용) ‘나무들 비탈에 서다’(감독 최하원)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극영화 발굴에 임권택 감독은 “공개돤 ‘전장과 여교사’는 65년도에 촬영한 작품이다. 이 무렵에 만들어진 영화들은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발굴 안 돼서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유발했다.
또 임 감독은 “오늘 영화를 보면서 잘못 찍은 건 나지만 김진규 선생님이나 엄앵란 선생님의 얼굴을 보며, 스스로 만들고 도망치고 싶어 하는 감독과 만났다고 생각하면 너무 죄스럽지 않나. 부끄럽고 미숙한 것을 포함하면서도 영화 전체를 들여다보면 그 당시 찍힌 필름이나 영화 촬영 현장이 잘 드러난 것 같다. 소중한 자료가 공개됐다고 생각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상자료원은 기증 받은 필름들이 실온에 장기간 노출, 훼손이 심각할 것으로 예측하고 2014년 10월 창고를 방문해 3.5톤 분량의 16㎜ 영화필름을 영상자료원으로 이관해왔다. 본 자료들은 기증자의 요청에 따라 ‘한우섭&한규호 부자 컬렉션’으로 영상자료원에서 관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