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늘어난 담배 소비량’…빗나간 예측에도 세수 확대로 웃음 짓는 정부

2015-04-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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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산 담배류 수입 급증…비싼 국산 담배 대체

[자료=각 사 제공]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담뱃값을 올려 흡연율을 줄이겠다는 정부 정책이 3개월 만에 바닥을 드러냈다. 가격을 올려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정책도 결국 '세수 확대를 위한 꼼수'에 불과했다는 것도 증명됐다.

7일 유통업계 및 관세청에 따르면 가격 인상으로 주춤했던 담배 소비가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산 담배 수입량이 급증하면서 국산을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잘못된 정책으로 자국 산업조차 보호하지 못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편의점업계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판매된 담배 매출을 집계한 결과, 판매량이 다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적으로 금연했던 사람들이 다시 흡연을 시작한 것이다.

외국산 담배 수입량도 지난 2월부터 급증, 2013년 2월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싼 국내 담배보다 저렴한 외국산 담배를 주로 구매한다는 뜻이다.

올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건강증진법 개정안에 따라 담배 한 갑당 붙는 세금이 2000원씩 증가했다. 2500원이던 담뱃값은 4500원으로 올랐다. 이로 인해 표면적으로 담배 판매량은 급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실제로 A 편의점의 경우 지난 1월 점포당 평균 담배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3.0% 감소한 67%를 기록했다. B 편의점과 C편의점은 29.4%와 38.4%가 각각 감소한 61.6%, 70.7%만 판매됐다. 

하지만 지난 연말부터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에 미리 담배를 구매한 흡연자가 많았기 때문에 나타난 허수에 불과했다. 게다가 매년 1월이면 새해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평균적으로 1월 편의점 담배 판매량은 상당히 줄어든다.


하지만 2월 들어 A 편의점은 전년 같은 달 보다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77.6%까지 회복됐다. 3월에는 전년보다 14.9%만 감소한 85.1%까지 올라섰다. 작년 연말 사재기가 발생했던 점을 감안하면 급격하게 회복된 셈이다. 

B 편의점도 같은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동월보다 2월과 3월 각각 71.2%(-22.9%)와 77.9%(-15.7%)로 판매량이 증가했다. C 편의점도 2월과 3월 각각 77.1%(-28.8%), 84.3(-22.1%)로 점차 회복세가 빨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1월이면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로 인해 담배 판매량은 15~20%, 설 등 명절 시기에는 10%가량 판매량이 감소했다가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면 실제로 편의점에서 담뱃값 인상에 따른 흡연 감소율은 3월 평균인 최대 20%에 불과한 것이다.

지난해 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한 '담뱃값을 2000원 올릴 경우 담배 소비량은 평균 34.0%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 흡연율이 더 높아질 것이란 예측이다. 

담뱃값 인상을 통해 2014년 43.7%인 성인 남성의 흡연율을 2020년까지 29%까지 떨어뜨리겠다는 보건복지부의 구상도 빗나갈 확률이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산 담배 수입량은 급증하고 있다. 값비싼 국산 담배를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관세청 무역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전체 담배류 수입량은 8128t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5567만6000달러(환화 606억5900여만원) 어치다. 이는 8619t(4338만9000달러)을 기록했던 2013년 2월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업계 전문가들은 "흡연율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가격에 대한 저항력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저렴한 외국산 담배 수입 증가 역시 국내 담배업체들의 쇠락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잘못된 정책으로 국민은 물론 업계도 신음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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