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열어 보니 기대 이상이다. '순결한' 동거드라마 Mnet ‘더러버(연출 김태은, 극본 김민석)’가 첫 방송부터 시청자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주연배우 8인의 개성 넘치는 열연, 평범한 듯 특별한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를 ‘동거’ 소재의 드라마로 새롭게 도전한 김태은 PD의 색다른 감성이 잘 우러났다.
2일 방송한 '더러버' 첫 방송에서는 실제 방송 날짜와 똑같이 4월 2일을 배경으로 서울 변두리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에서 사는 각기 다른 사연의 동거 커플 4쌍의 평범한 하루 모습이 그려졌다. 네 커플의 1~5분 가량의 에피소드가 모인 옴니버스 형식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먼저 연애 5년 차,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동거를 시작한 지 2년이 된 30대 커플 오정세(오도시 역)-류현경(류두리 역)은 리얼한 동거 연인의 모습을 명품 생활연기로 선보였다. 시도 때도 없이 성관계를 요구하는 남자와 앉아서 소변을 누기를 요구하는 여자, 우리의 일상을 세밀하게 그리는 데 성공했다. 또한 카메오로 깜짝 출연한 강균성은 동거를 반대하는 류현경의 혼전순결주의자 동생으로 출연해 짧지만 강력한 존재감을 남겼다. 오정세를 계속 무시하다가 용돈을 선물 받자 180도 달라진 태도로 다중 연기를 선보여 재미를 더했다.
부모님 허락하에 갓 동거를 시작한 박종환(박환종 역)-하은설(하설은 역)은 친한 듯 어색함이 묻어나는 막 시작한 연인들의 모습을 선보였고, 룸메이트로 동거를 시작한 타쿠야(타쿠야 역)-이준재(이재준 역)는 일본어 단어에서 오는 미묘한 오해의 상황들로 웃음을 책임졌다.
'더러버'는 케이블 채널 특유의 트렌디한 감성과 젊은 세대의 자유분방한 정서와 관심사를 솔직하고 세밀하게 표현했다. 또한 2015년을 살아가고 있는 20~30대의 솔직한 사랑이야기가 네 커플을 통해 그려지며 공감대를 높였다.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옴니버스 구성은 극의 몰입도를 더하며 신선함을 안겼다. 각 에피소드마다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인디밴드들의 노래는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