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6·15 남북 공동행사 승인여부 '막판 고심'

2015-04-0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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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허땐 관계회복 기회 놓칠 수도…"남북관계 도움되는 방향 검토"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남북 민간단체들이 6·15공동선언 15주년 공동행사의 개최를 추진하면서 정부가 이를 승인할지 고심하고 있다.

정치색이 짙어 승인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불허했다가는 오랜만에 찾아온 남북관계 개선의 단초로 작용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지난 1일 북측위, 해외측위와 함께 6월15일 서울에서 6·15 공동선언 15주년 공동행사 개최를 추진한다고 발표하며 남북한 당국의 협조와 배려를 요청했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2일 "6·15 공동행사와 관련해 아직 정부에 협의나 신청이 들어온 것은 없다"면서 "추후 신청이 들어오면 행사 내용이나 남북관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승인 여부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아주경제 DB]


정부는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에 따른 대북제재인 5·24 조치 이후 6·15 남북 공동행사 개최를 불허해왔다. 작년에도 북측위가 개성에서 세월호 추모 행사를 포함한 6·15 공동행사를 열자고 제의했지만 정부가 허락하지 않아 무산됐다.

정부의 불허 방침은 일단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순수한 사회문화 교류는 가급적 승인하고 있지만 6·15 공동행사는 정치색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6·15 북측위가 지난달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의 피습사건 때 보였던 반응이 정부의 부정적 기류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당시 6·15 북측위는 대변인 성명에서 리퍼트 대사 피습사건을 두고 "미제의 전쟁 책동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으려는 격노한 남녘 민심의 반영이고 항거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다만, 정부 일각에서는 6·15 공동행사가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승인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15 공동행사가 무산되면 우리가 추진하는 광복 70주년 남북 공동행사에도 북측이 호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부가 일단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승인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을 정한 것도 이런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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