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계약직 교수에 논문대필 지시한 '갑질' 교수에 집유

2015-04-0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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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연구교수에게 지인들의 논문을 대필하도록 시킨 교수 2명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계약직 연구교수에게 지인들의 논문을 대필하도록 시킨 교수 2명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 장준현)는 계약직인 연구교수에게 논문대필을 시킨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 두 명에게 각기 징역 6월과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이 대학 체육학과 김모(46) 교수는 2009년 10월께 같은 대학 축구부 감독 김모(48)씨에게 '제약회사 연구프로젝트와 관련해 신약의 효능을 실험해야 하니 축구부 선수들을 실험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김 감독은 부탁을 들어주는 대신 논문을 써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 교수는 2010년 3월 자신의 연구실 연구교수에게 논문을 쓰도록 지시했다.

연구교수가 쓴 논문은 김 교수를 통해 축구부 감독에게 전달됐고, 심사를 거쳐 한국체육과학회지에도 게재됐다.

이 뿐만 아니라 이 대학 체육대학원 부원장인 노모(49)씨도 논문대필을 지시했다. . 노씨는 대학교수 지원에 필요한 논문점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인의 부탁을 받고 박씨에게 논문을 대필하게 했다. 이 대학 체육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최모(58)씨의 학위논문도 대필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교수로서 누구보다 엄정하고 공정하게 학사 업무를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자신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연구교수로 하여금 타인의 학회논문이나 학위논문을 대신 작성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는 부정한 연구행위를 조장하거나 자격없는 사람에게 학위를 취득하게 함으로써 학위 취득을 위해 정직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많은 사람의 정당한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친분관계로 범행에 이르렀을 뿐 개인적 이득을 취했다고 보이지 않고, 동료 교수와 제자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논문 대필을 부탁했던 축구부 감독 등에게는 벌금 300만∼50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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