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기대도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통화정책 관련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 총재는 "금리를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면 2∼3개월 전에 시그널(신호)을 줘야 한다"는 말을 달고 살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총재는 충분한 예고없이 금리를 움직였다. 이 총재는 지난해 7월 2014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로 내리면서 "향후 성장경로에 하방리스크가 다소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하고서 8월에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25%로 내렸다. 아주 미약한 신호만 보낸 것이다. 3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1.75%로 내렸을 때도 비슷했다.
덩달아 가계부채에 대한 소신도 꺾였다. 당시 7월만 해도 "가계부채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을 수도 있다"며 우려하던 이 총재는 8월 금리를 내릴 당시 "가계부채가 증가하겠지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며 기존의 발언을 뒤집었다.
지난 1년 간 이 총재의 성적은 그리 좋지 못하다. 이 총재가 1년간의 소회를 밝히면서 "소통에 대한 비판이 가장 아팠다"고 표현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남은 임기 3년은 달라야 한다. 더는 불확실성과 외풍을 탓해서는 안된다. 이 총재가 “중앙은행 총재는 좌회전 깜빡이 켜고 우회전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듯 이제는 그 덕목을 실천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