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을 맡은 김태은 PD는 지난달 31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제목에 대해 “두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사랑하는 사이라는 뜻이다. 또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동거를 한다는 것에 대해 더럽다고 여기는 기존의 관념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PD는 “동거가 더럽다는 편견이 있는 것 같다. 우리 작품으로 동거 커플도 단지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동거라는 소재로 2015년을 살아가는 20~30대의 일상을 공감 있게 풀어갈 예정”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20대에 Mnet에 입사했는데 벌써 30대 중반이 됐다. Mnet을 보고 자란 20~30대 청년의 이야기를 하는 게 어떨까 생각했다. 소소해서 더 특별한 일상 얘기를 풀어내고 싶다”면서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동거 커플을 연기해야 하는 출연진들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류현경은 유부남인 오정세와의 연인 연기에 대해 “침대 스킨십을 할 때 눈을 감아서 아무 감정이 없었다. 실제로 오정세 아내는 ‘내 남편 갖다쓰라’고 하는 스타일이라서 부담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준영과 띠동갑 연상연하 커플을 연기하는 최여진은 동거에 대해 “결혼을 전제하에 동거하는 것은 찬성이다. 엄마도 ‘동거를 꼭 해보라’고 말한다”면서 “같이 살면 사소한 것들이 눈에 보인다. 좋을 때만 아니라, 싫은 것으로 부딪혔을 때 상대방의 성격을 알아봐야 한다고 하더라. 결혼할 사람이라면 같이 동거를 해보고 결정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은 PD도 동감했다. “남녀관계의 끝이 결혼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을 함께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출법도 특별하다. “드라마 형식이라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기승전결이 한 시간 동안 이어지는 기존 드라마와는 달리 5분 정도로 짧게 네 커플의 일상적인 에피소드가 나온다. 이야기가 끊기긴 하지만 하나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드라마보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대본은 ‘방송의 적’ ‘SNL코리아’의 김민석이 쓴다. 예능 전문 PD와 코미디 프로그램 작가가 만나 드라마에 예능적 요소가 강하다. 김 PD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현실을 곧이곧대로 보여준다면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끼기 힘들 거로 생각한다. 그래서 소재 자체는 일상적이지만, 연출은 과장되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Mnet ‘더러버’는 20대~30대 4쌍의 동거커플을 통해 함께 사는 남녀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개인적이고 보편적인 이야기를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다룬 드라마다. 오정세는 되는 건 다하는 9년 차 무명 성우를, 류현경은 방송?제품리뷰 블로거로 등장해 걸쭉한 30대의 생활밀착형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정준영과 최여진은 띠동갑 연상연하커플이다. 박종환-하은설은 동거 초보커플을, 타쿠야-이재준은 꽃 비주얼 남남 룸메이트로 호흡을 맞춘다.